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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발언’ 김상조 위원장 고발이 불러올 나비효과


김상조 공정위 행보에 반발 거세…잇따른 고소ㆍ고발 계기 되나
보수성향 시민단체, 김상조 ‘직권남용’ 및 ‘강요죄’로 고발… ‘비(非)정치권’의 김상조 흔들기 가속화 예상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압박” 고발에도 ‘위법성’ 여부는 여전히 쟁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이번 고소ㆍ고발건이 김 위원장에 대한 ‘비(非)정치권’의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했다. 고발인인 시민단체들은 김상조 위원장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압박과 강요성 발언을 하며 사실상 사기업의 경제적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미 김상조 위원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발언으로 삼성SDS 소액주주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황으로 이번 고발 역시 김 위원장과 공정거래원회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소송건으로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과 행보에 반감을 가진 이들의 불만이 연이어 터져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제지식네트워크와 한반도 인권ㆍ통일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직권남용과 강요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상조 위원장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직권을 남용해 직ㆍ간접적으로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 이번 고발의 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발인들은 김상조 위원장이 지난 8월 31일 연합뉴스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문제시 삼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과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공포와 유예기간 등을 고려할 때 삼성이 3년 안에 지주사 전환을 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합뉴스에 실린 해당 보도에서 김 위원장은 “삼성이 3년 내로 지주사 전환을 안 하거나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못 하는 것”이라며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인들은 김 위원장이 삼성 총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시한까지 특정해 지주회사 전환을 강조한 것은 압박이자 강요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김 위원장에 대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나온 뒤인 지난달 21일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에 대한 보유 지분 3.98%(762만주ㆍ약 1조원 규모)를 전량 매각한 사실 역시 삼성 측이 김 위원장의 인터뷰 발언을 압박이자 강요로 인지,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서둘러 정리하기 위해 실행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경제지식네트워크의 대표인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김상조 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김상조 위원장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행사한 의결권이 불법인 것처럼 하면서 주주들과 이사회가 결정한 지배구조를 지속적으로 압박했다”라며 “개인의 주식을 사라 팔라 하는 것은 헌법질서에 없고 경제적 자유와 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기업의 독점 및 불공정거래에 관한 사안을 심의ㆍ의결하는 기관의 수장인 김 위원장이 그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된 발언을 지속적으로 쏟아내는 것 자체가 관련 직무상 또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고, 이번 문제가 된 김 위원장의 직권남용과 강요성 짙은 발언으로 고발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 고발건에 대해 고발인인 경제지식네트워크 등의 시민단체가 보수성향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보수단체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대표하는 인물인 김상조 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상조 위원장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강조하는 취지이거나 자칫 경영에 심각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때문에 단순히 압박용 고발이라면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도 이전부터 이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고발인들이 법조인 소속 단체들과 이병태 교수 등 각계의 지식인들이 다수 속해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 등이 형법에서 정하는 직권남용죄와 강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합리적인 법률 검토를 충분히 거친 뒤 고발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한반도 인권ㆍ통일 변호사모임은 고발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상조 위원장의 해당 발언이 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 경제지식네트워크 이병태 대표(왼쪽)와 장효정 변호사가 지난달 27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
한반도 인권ㆍ통일 변호사모임 측은 보도자료에서 “현행법상 기업의 순환출자 구조는 위법한 것이 아니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장은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라며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은 삼성그룹 경영권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해서 그룹 계열사의 기업가치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위법행위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8월에도 이번 고발인들과 관계없는 삼성SDS 소액주주들로부터 직권남용과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지난 6월 14일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한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 광고 계열사 지분을 팔아야 한다”라고 발언해 그 발언과 연관된 업체인 삼성SDS 주가의 폭락으로 엄청난 손해를 봤다며 고소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이들 고소인들은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의 총수 일가가 특정 계열사의 발행 주식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했을 경우에만 규제 대상이 되는데 삼성SDS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17.01%에 불과하다”라며 김상조 위원장의 당시 발언이 법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반도 인권ㆍ통일 변호사모임 측은 김상조 위원장이 이처럼 이미 삼성SDS 소액주주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권한을 남용하는 위법행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號 향한 ‘비(非)정치권’의 폭발, 불씨 키우나

경제지식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의 이번 김상조 위원장에 대한 고발을 두고, 그동안의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비(非)정치권’에서의 불만이 드디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의 대기업 지배구조 재편 발언으로 단순히 해당 대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을 뛰어넘어 일반 국민들까지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상조 위원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 직후 삼성SDS의 주가가 흔들리며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봤다.

또 지난달 21일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매각하자 물산 주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해소해 안정성이 높아졌지만, 반대로 삼성화재와 삼성전기는 향후 기대될 수 있는 물산의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득을 볼 수 없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시 일각에서 삼성이 정부의 압박으로 서둘러 순환출자를 해소하려 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사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김상조 위원장에 대한 고발인들 역시 김 위원장의 발언과 행보로 인해 가장 피해를 받는 이는 기업이 아닌 국민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고소ㆍ고발인들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현재 검찰 내부에서 김상조 위원장에 대한 고소ㆍ고발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도 이것이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심지어 김상조 위원장에게 주어진 직권남용죄와 강요죄가 성립할지 여부에마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권남용죄의 경우 우선적 구성요건 중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주어진 권한의 한계를 뛰어 넘는 행위’라는 부분이 충족된 상태에서, 그 행위로 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그의 권리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또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법률상 허용된 행위를 못하게 하거나 의무 없는 행위를 하게 했을 때 성립한다.

그런데 만약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언론 인터뷰나 브리핑 등에서 나온 말로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정책 방향과 철학 등을 논하고 삼성 측에 의견을 전달했을 뿐,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나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재편을 강요할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게 된다면 직권남용죄와 강요죄 해당 여부에 다툼의 소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그동안 비판의 대상 중 하나였던 대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의 생각을 밝히며 가장 문제시돼 왔던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 총수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충고이자 제안을 한 것이 과연 직권을 남용한 것인지 그리고 해당 발언이 강요인지 여부에서부터 확실히 어느 한쪽이 맞다는 판단이 설 수 없다는 설명이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
앞서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해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대기업에 대한 부적절한 언동으로 시장경제질서와 법치주의를 교란한 것은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주장했고, 이번 경제지식네트워크 등의 고발인들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반면 김상조 위원장 측은 이번 소송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동시에 향후 삼성그룹 등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할 것이라는 소식 역시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고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들과 단순히 정책 방향 제시와 대기업에 전달할 수 있는 의견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공정거래위원장 간의 대립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고발건으로 앞서 언급했던 김상조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비(非)정치권’의 불만이 또 다른 고소ㆍ고발건으로 계속해서 터져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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