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LH공사,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부끄러운 민낯


혈세낭비o뇌물수수까지… 개선 여지는 “글쎄”
  •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왼쪽)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회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혈세낭비와 직원들의 각종 비위 행위 등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매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는 LH공사에 대해 의원들은 질의 수준을 넘어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 11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상우 LH공사 사장은 국회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LH공사는 혈세낭비와 임대주택 차별, 직원들의 비위 행위 등 다양한 문제로 강한 지적을 받았다.

우선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는 LH공사가 조성한 국가산업단지의 분양률 문제에 대해 거론하며 6조 112억원의 예산을 들였음에도 겨우 약 30%의 분양률을 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LH공사가 부지를 조성해 기업들에 저렴하게 공급하며 이들의 입지를 촉진시키고 지역균형과 일자리 창출, 상생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이은권 의원은 현재 분양 중인 6개의 국가산업단지 중 대구국가산업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단지의 분양률이 30%에 머무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조 487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뒤 현재 10년째 분양 중인 석문국가산업단지의 분양률은 27%이며, 4848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광주빛그린은 내년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음에도 현재 4%의 분양률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801억원을 투입한 포항블루밸리도 8%의 분양률로 지역의 ‘매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이은권 의원의 지적이다.

이은권 의원은 “정확한 산업용 토지 수요를 파악해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LH공사의 국가산업단지사업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렇게 저조한 분양률에 향후 국가산업단지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다시 말해 6조원대 예산을 들였음에도 썰렁한 국가산업단지를 유지하거나 현재 계획 중인 산업단지 조성 계획 역시 흐지부지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국가산업단지의 분양률 문제와 같이 LH공사의 혈세낭비에 관한 지적은 다른 국회의원들도 이어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공사의 잦은 설계변경으로 최근 5년간 6521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고 질타했다.

황 의원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LH공사에서 발주한 100억원 이상의 대형공사 총 459건에서 약 1530회, 평균 3.3회의 설계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59건의 공사에 대한 최초 계약금액은 16조 8469억원이었지만, LH공사 측의 설계변경으로 6521억원, 물가변동으로 1704억원이 증가해 조정 후 계약금액이 17조 6694억원에 달했다. 이는 당초 대비 총 8225억원이 증가한 수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황희 의원은 이번 문제에 대해 최저가낙찰을 통해 우선 공사를 수주한 뒤, 설계변경을 통해 수익을 보완하는 건설업계의 오랜 관행을 LH공사가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잦은 설계변경으로 지출액이 증가하는 것은 곧 국민 혈세가 더 빠져 나가는 것과 같지만, 해당 설계변경으로 배를 불리는 것은 결국 건설사라는 점에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강조됐다.

황 의원은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LH도 건설사가 요청할 경우 엄격한 심사 없이 설계변경을 용인하는 관행도 문제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며 “결국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져 입주자들이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LH공사. (사진=연합)
이번 국정감사에서 LH공사는 임대주택 차별 문제로도 강한 질타를 받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LH공사가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에 대한 감리에 있어 차별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분양주택의 경우 LH공사 측이 자체감리를 하고, 임대주택은 외주관리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이원 측은 이에 대해 LH공사로부터 분양주택과 비교했을 때 공사가 단순하고 입주자 민원이 적은 장기임대지구 위주로 외주감리 용역을 시행 중에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민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아 하자보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윤 의원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임대주택에 대해 일부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LH공사 측에서 임대주택에 대해 차별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보다 적극적이며 책임있는 하자보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박상우 LH공사 사장의 고개를 떨구게 만든 이슈는 바로 직원들의 뇌물수수 비리 등에 관한 문제였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공사 직원들이 최근 3년 간 각종 비위로 챙긴 향응 및 금품의 규모가 5억 40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재호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LH공사 75명의 직원이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이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 또는 파면 처분을 받은 직원이 전체 징계에 30%(2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호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에 연루된 대부분이 시공에 직접 관여하는 협력업체들이었다”라며 “결과적으로 건물 입주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품위 유지 위반으로 4명의 직원이 해임 또는 파면됐는데, 이중 3건은 성추행으로 인한 징계조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LH공사 내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도 12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재호 의원은 LH공사에 대해 ‘비리의 온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질타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LH공사가 매년 금품수수 등으로 수사기관이나 외부기관의 통보사항에 대한 내부 기강감사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비위로 인한 징계 대상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LH공사는 국회의원들로부터 ‘맹폭’을 당했지만, 매년 거듭되는 질타에도 불구하고 큰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에 있어 의원들의 분노와 국정감사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의 안타까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박상우 LH공사 사장에 “일벌백계로 고치지 않고서는 절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 개선을 촉구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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