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조직 정비와 기금 수익성 제고가 최대 관건

지난 10월8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공단 본부에서 안효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사장이 지난 8일 643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취임했다. 이로써 무려 1년3개월간 공석 상태를 빚었던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채워졌다.

안효준 신임 본부장은 전문성, 글로벌 역량, 국민연금기금 이해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내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을 거치며 다양하고 깊이 있는 투자활동을 경험했다. 18년간 해외 근무를 한 경험이 있어 글로벌 투자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특히 그는 2011~201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역임한 바 있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관한 전문가로 꼽힌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공정한 심사와 엄격한 검증을 거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정했다”며 “신임 기금운용본부장은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효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체로 무난한 인물이 선임된 것 같다”는 평가다. 기금운용본부에서 근무한 경력에 대해서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하는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이 말한다. “솔직히 안효준 신임 본부장은 자산운용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스타 매니저’는 아닌 것으로 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장이 일일이 투자 종목을 찾을 것도 아니고, 그런 일은 투자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된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기금운용의 큰 방향을 잡고 정치권 등의 외풍을 막아내는 일만 잘하면 된다.”

일부에서는 안효준 본부장에 대해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 본부장은 201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장에서 물러나자마자 교보악사자산운용 최고경영자로 부임했다. 2016년 1월 교보악사자산운용을 떠난 얼마 후에는 곧바로 BN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17년 11월에는 BNK금융지주 사장에 올랐다. 이처럼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었던 것은 자본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신이어서 일종의 ‘전관예우’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어쨌든 안효준 신임 본부장은 한때 몸담았던 ‘친정’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다만 그의 앞에는 흐트러진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가 놓여 있어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철두철미한 사명감이 요구된다”며 “600조원이 넘는 거대한 적립금을 어떤 자산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현 기자 unyon21@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