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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금감원의 연대보증인 보호 강화 의지 간과했나

보증인에 통지의무 위반 시기 연체이자까지 요구
  • SBI저축은행이 연대보증인에 대한 통지의무 위반 시기까지 포함해 연체이자 지급을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민철 기자)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SBI저축은행이 금융당국에서 강조하는 연대보증인 보호를 위한 통지의무 이행에 소홀한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1년 말 A 법인은 SBI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원을 연 10%대의 이자율로 대출했다. A 법인은 다음해에도 SBI저축은행으로부터 또 같은 금액을 동일한 조건에서 추가로 대출받았다.

두 번째 대출이 이뤄졌던 당시 A 법인의 직원이었던 B씨는 해당 대출에 있어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하는 계약서에 서명날인했다.

이후 A 법인은 대출금을 상환해나갔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자 납입이 연체되는 일이 발생했고, 지난해 초까지 대출 원금과 연체이자 등 1억 8000여만원을 변제하지 못했다.

이에 SBI저축은행은 B씨에게 A 법인의 대출금에 대한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을 지난해 제기했다.

그런데 여기서 B씨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A 법인의 SBI저축은행으로부터의 두 번째 대출은 첫 번째 대출에 대한 담보를 추가하기 위해 단지 형식적으로 여신거래약정서를 재차 작성했을 뿐 실제로는 별개의 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연대보증책임도 별도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또 B씨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보증인 보호법)’에 따라 SBI저축은행이 A 법인에 대한 두 번째 대출 및 자신이 연대보증을 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지난해가 돼서야 지급명령 신청을 제기한 것은 위법하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보증인 보호법 제7조 제1항에서는 보증 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 그 기간을 3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당사자들 간 풀 수 없었던 해당 사안에 대해 SBI저축은행은 법적인 판단을 구하고자 B씨를 상대로 법원에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법원은 SBI저축은행 측의 청구 대부분을 받아들이며, B씨에게 A 법인의 미납된 대출원리금 일부에 대해 연대해 변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 재판부는 앞서 언급한 B씨 측 주장 전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A 법인이 SBI저축은행으로부터 받은 두 번의 대출이 별개가 아니라고 인식했다는 B씨의 주장은 실제로 매우 설득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A 법인의 두 번째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약정을 체결하면서 이것이 첫 번째 대출과 별개의 대출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해 SBI저축은행 측에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B씨의 보증기간 만료에 대한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2003다21872)를 인용해 “보증기간 만료가 단지 보증의 대상이 되는 주채무를 확정시키는 효과를 가지는데 불과하고, 보증기간이 도과하더라도 그 전에 이미 발생한 주채무에 대한 보증의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판결로 SBI저축은행은 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의 약정 불이행으로 인한 금전적 손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만 여기서 SBI저축은행 측이 크게 간과한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연대보증인에 대한 통지의무 위반이었다.

사실 B씨 측은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SBI저축은행이 보증인 보호법에 따라 A 법인의 대출금 연체시작일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연대보증인에게 연체 발생사실을 즉시 통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증인 보호법 제5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르면, 채권자로서 보증계약을 체결한 금융기관은 주채무자가 원본, 이자 그 밖의 채무를 1개월 이상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보증인에게 알려야 한다.

만약 채권자가 위의 규정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증인은 그로 인해 손해를 입은 한도에서 채무를 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채권자인 SBI저축은행은 주채무자인 A 법인이 대출금의 원본 및 이자 등의 채무에 대한 변제를 1개월 이상 이행하지 않았다면, 이 사실을 연대보증인인 B씨에게 지체 없이 통지해야만 한다는 의미였다.

대법원 판례(2014다58894)에 따르면, 채권자인 SBI저축은행이 이를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대보증인 B씨는 통지기한 다음날부터 SBI저축은행이 이에 관한 통지의무를 이행한 일자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에 대한 변제 의무를 면하게 된다.

B씨의 주장대로 SBI저축은행은 A 법인이 이자 납입을 최초로 연체하기 시작한 날부터 1개월이 경과했음에도 A 법인의 연체사실을 B씨에게 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은 해당 연체가 시작된 지 수개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B씨에게 전화상으로 A 법인의 연체사실을 통지했다.

결국 B씨는 보증인 보호법에 따라 통지기한 다음날부터 SBI저축은행이 통지의무를 이행한 날까지 발생한 연체이자에 대한 변제의무를 면제받을 자격이 있었다.

이 사건 재판부 역시 이 부분 B씨 측 주장을 받아드리며 SBI저축은행 측 청구금액에서 그의 변제의무가 면제되는 연체이자 상당의 금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실 이 사례에서 드러난 채무자의 이자 연체 발생에 따른 금융기관의 연대보증인에 대한 통지의무 강화는 금융당국에서 중점적으로 개선의 의지를 보인 사항 중 하나였다. 특히 금융당국의 이런 개선에 대한 요구는 제2금융권을 향해 더욱 강하게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2월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채무자의 이자 연체 시 곧바로 연대보증인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하도록 하는 등 보증인 보호 강화를 위한 방안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은 개선된 여신거래기본약관을 통해 사유에 관계없이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면 채권자인 금융사가 15영업일 이내에 연대보증인과 담보제공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했다.

  •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채무자의 이자 연체 시 곧바로 연대보증인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하도록 하는 등 보증인 보호 강화를 위한 방안을 시행했다. (사진=한민철 기자)
당시 연대보증인이 채권자인 금융사에 직접 요청하지 않으면 채무자의 채무 이행 상황을 확인할 수 없어 연체이자를 최소화할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많았다.

무엇보다 채권자의 연대보증인에 대한 통지의무 위반의 사례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비교적 많이 발견됐다. 이에 금감원은 제2금융권에서 연대보증인에 대한 통지의무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BI저축은행이 B씨에 대한 통지의무를 위반 했던 시기는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 등을 상대로 연대보증인 보호 강화를 위한 통지의무 이행을 강조하기 이전이었다.

때문에 당시 SBI저축은행 측이 연대보증인에 대한 통지의무 이행을 실수로 간과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번 SBI저축은행의 B씨에 대한 지급명령 신청 및 소송은 그 이후에 발생했다.

사실 SBI저축은행은 B씨에 대한 통지의무를 위반한 시기의 연체이자 부분까지 포함한 금액을 그에게 청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번 사건을 통해 SBI저축은행 측이 연대보증인 보호를 위한 통지의무 이행 부분에 대해 소홀한 판단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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