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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의 30억원대 배당금 지급을 둘러싼 진실게임

‘허위 채권’ 주장, 심각한 모욕인가 숨겨진 진실인가
  • SK증권이 30억원대 배당금 지급을 둘러싸고 지역 농협들과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SK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사진=한민철 기자)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SK증권이 30억원대 배당금 지급을 둘러싸고 지역 농협들과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 측은 이들 지역 농협들이 허위의 채권을 만들어 내 부당하게 배당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 1심 법원은 SK증권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지만, SK증권 측의 항소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지역 학교에 급식용 농산물 등을 공급하던 A법인은 농산물 중간 유통업체의 대출 채무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다. 그런데 이 유통업체가 대출금을 기한 내 갚지 못하자 A법인에는 상당한 후폭풍이 일었다.

실제로 당시 A법인을 통해 물품을 공급받던 지역 내 약 800개 학교에 수십억원의 가압류가 들어갔다. 업계와 언론에서는 이를 ‘사상 초유의 학교급식 가압류 사태’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또 감사원은 A법인이 매입·매출 전표를 조작한 행위를 밝혀내 제재 조치를 내리는 한편, A법인의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SK증권도 당시 A법인을 향한 후폭풍과 관련이 있었다. SK증권은 A법인에 대한 약 75억원 상당의 양수금 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해서 이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학교급식대금 채권에 관한 가압류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이때 A법인은 법원의 채권가압류 결정에 따라 해방공탁금으로 역시 75억여원을 법원에 공탁해 해당 가압류의 집행을 취소시킬 수 있었다. 이 공탁금은 은행으로부터 약 85억여원을 대출받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법인은 은행에서 약 85억여원을 대출받아 이 해방공탁금을 마련했는데, 대출금 채무 중 일부를 네 곳의 지역 농협협동조합들이 연대해 보증했다. 이들 지역 농협들은 과거 A법인의 급식용 농산물에 대한 거래를 한 적이 있는 곳이었다.

이후 SK증권은 A법인을 상대로 앞서 언급한 양수금 채권에 따른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2016년 말 A법인이 양수금 75억여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SK증권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제 SK증권에 남은 것은 A법인이 법원에 걸어놨던 해방공탁금 75억여원에 대한 배당절차였다. SK증권은 A법인에 대한 가압류 채권자로서 이 공탁금의 배당 청구권이 있었다.

지난해 초 법원은 배당기일을 열어 A법인이 걸어놓은 해방공탁금 75억여원에 대한 배당절차를 진행했는데, 압류권자인 지역 세무서가 1순위로 약 6억원의 배당금이 정해졌다. 이어 나머지 69억여원 전액이 SK증권에게 돌아가는 줄로만 알았지만 이들에게는 이중 일부 금액만이 배당됐다.

앞서 A법인의 대출금 85억여원을 연대보증한 네 곳의 지역 농협 중 두 곳이 SK증권과 같은 가압류권자로 그리고 다른 두 곳이 역시 같은 순위의 추심권자로 배당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SK증권이 법원으로부터 A법인에 대한 양수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을 무렵, 이들 지역 농협들은 각각 A법인을 상대로 물품대금에 대한 지급명령을 법원에 신청했고 얼마 후 이는 확정됐다.

  • SK증권 측은 네 곳의 지역 농협이 받아간 30억여원의 배당금 전액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사진=연합)
이어 이들 농협들 중 두 곳은 A법인에 대한 해당 물품대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그리고 나머지 두 곳은 역시 A법인에 대한 지급명령을 집행권원으로 해서 해방공탁금 75억여원의 회수청구권에 관해 채권가압류 결정을 받았다. 이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SK증권 측은 이들 네 곳의 지역 농협이 A법인의 해방공탁금에 대한 배당절차에 참여해 받아간 30억여원의 배당금 전액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증거 부족했던 SK증권의 ‘허위 채권’ 주장

SK증권 측은 해당 배당에 대한 이의를 제기, 이들 네 곳의 지역 농협들을 상대로 법원에 배당이의 및 배당금 경정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SK증권 측은 이들 농협들이 내세운 A법인에 대한 각각의 물품대금채권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단지 이들 농협들이 A법인의 대출금에 대한 연대보증 채무를 보전하기 위해 해방공탁금의 회수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목적으로 물품대금채권을 꾸며냈다는 설명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 농협들이 단지 보증채무를 공탁금 회수로 보전하기 위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물품대금채권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범했다는 의미였다.

만약 SK증권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이들 농협들은 배당금을 받을 자격이 없었고, 기존에 받은 배당금 전액이 SK증권 측에 돌아가야만 했다.

심지어 SK증권 측 주장대로 이들 농협들이 보증채무 보전 등의 목적으로 물품대금채권을 허위로 꾸민 것이라면, 타인을 기망해 재물을 편취했다고 볼 여지도 있어 형사고소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 재판부는 올해 초 SK증권 측의 해당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으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 네 곳의 지역 농협들 모두는 A법인과 과거 농산물 공급 거래를 해오면서, 외상거래에 대한 약정을 맺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외상대금이 당시까지 여전히 남아있었거나 한 농협에는 A법인에 대한 외상매출금이 잡혀 있었던 만큼, 이는 각 농협의 A법인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되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들 농협들과 A법인과 사이에서 작성된 외상거래에 관한 약정서, 농협들이 공급업체들과 농산물을 거래하며 발급한 세금계산서와 공급대금 지급 내역서, 해당 세금계산서상 피공급자가 A법인으로 기재된 점 등의 증거가 제시됐다.

  • SK증권과 네 곳의 지역 농협들 사이이 배당이의 제기 사건 재판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사진=한민철 기자)
그만큼 재판부는 이들 농협들이 A법인의 공탁금 용도의 대출금 채무에 관해 연대보증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물품대금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허위의 채권이라는 SK증권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SK증권 측은 재판 과정에서 허위채권이라는 주장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 측은 이 사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대출금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인들을 허위의 가장채권을 만들어낸 이들이라는 강한 주장에 만약 향후 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면, 심각한 모욕에 해당하며 법적문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사건 재판에서 SK증권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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