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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5G 시대① 5G 시대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초연결ㆍ초지능 사회의 인프라…4차 산업혁명 활짝 꽃피운다
  •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만물을 연결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실현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12월 1일 0시,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를 하늘 위로 쏘아 올렸다. 이로써 한국은 5G 시대를 열어나가는 선발주자 반열에 올랐다. 5G는 단순히 이동통신 기술이 한 세대 더 진화했다거나, 더욱 빠르고 편리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만을 갖는 게 아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본격화하는 인프라 혹은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의가 있다. 5G 시대는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5G는 이동통신 기술의 세대 구분법으로 나눌 때 5세대를 의미한다. 이동통신 기술은 1980년대 아날로그 음성통신 기반으로 유선전화의 제약에서 처음 해방된 1세대(1G)에서 시작해 1990년~2000년대 2세대(2G)와 3세대(3G)를 거쳐 2010년대 4세대(4G) LTE로 발전해 왔다. 대략 10년 주기의 발전 사이클을 그려온 이동통신 기술이 이제 5G 시대에 도달한 것이다.

1G 이동통신이 휴대전화를 통해 음성통신을 가능하게 했다면, 2G 이후의 이동통신은 음성통신의 품질 개선은 물론 데이터통신의 고속화와 대용량화를 목표로 진화해 왔다. 당연하게도 5G 이동통신은 현존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이 모두 집약된 최첨단 이동통신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5G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4G보다 20~40배나 빠르다. 아울러 5G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4G보다 최대 100배 이상 넓은데, 4G가 1차선 도로라면 5G는 100차선 도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데이터 용량이 크더라도 막힘 없이 전송할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인 셈이다. 5G 네트워크에서는 2GB(기가바이트) 용량의 초고화질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데 불과 0.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4G보다 20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매년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2016~2021년 사이 동영상 스트리밍 수요를 중심으로 모바일 트래픽이 연평균 5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처럼 엄청난 증가세의 데이터 트래픽을 넉넉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바로 5G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채택한 5G의 공식 명칭은 ‘IMT(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s)-2020’이다. ITU는 5G의 3대 특징으로 ▦최대 전송속도 향상(eMBB : Enhanced Mobile Broadband) ▦다수 기기 연결(mMTC : Massive Machine Type Communication) ▦초저지연 실시간 서비스(URLLC : Ultra-reliable and Low Latency Communication) 등을 제시한 바 있다.

ITU가 제시한 5G의 3대 특징을 보면 이전 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5G가 전송속도 향상뿐만 아니라 다수 기기 접속과 초저지연 통신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이동통신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 중점을 뒀다면, 5G는 사람끼리는 물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5G는 ‘4차 산업혁명’의 실현을 이끄는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 ICT가 다양한 산업 및 기술과 융합하면서 인류 사회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는 구체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 등이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인류는 증기기관 발명으로 1차 산업혁명을, 전기의 발견과 보급으로 2차 산업혁명을, 컴퓨터와 인터넷 발명으로 3차 산업혁명을 성취했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ICT 융합에 따른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앞세워 기존 산업혁명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변화와 파괴적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지난 1일 KT 5G 머신 1호 가입자인 인공지능 로봇 ‘로타’가 KT 관계자들과 환호하고 있다.(KT)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이동통신산업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5G 시대에는 네트워크와 만물인터넷(IoE),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상호 결합하는 ‘지능형 네트워크’로 진화할 것”이라며 “5G 기반의 지능형 네트워크는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으로서 기존의 산업과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존 산업 지형도 완전히 탈바꿈시킬 전망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사례로 언급되는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요인은 바로 ‘데이터’다.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규모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연결하려면 차세대 데이터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5G라고 할 수 있다”며 “5G를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산업은 이동통신회사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통신 서비스를 판매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산업의 성격을 띠었다. 하지만 5G 시대에는 이동통신회사가 기업 고객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 비중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 부문을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공급하는 ‘B2G(Business to Government: 기업과 정부 간의 거래)’ 분야도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5G 상용화를 촉진하는 민관 협력기구인 5G포럼은 ‘5G 융합서비스 시나리오 종합보고서’를 통해 다른 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으면서 동시에 인간의 생활상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6가지의 대표적인 5G 융합서비스를 선정한 바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인공지능비서 ▦재난대응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 등이 그것이다.

5G포럼 측은 보고서를 통해 “5G의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는 개인-가정-도시-국가-가상공간에 이르는 정보공간에서 초지능화와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며 “5G의 대표 서비스들은 확장된 정보공간에서 주어지는 초지능화와 초연결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국민 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 1일 자정 서울 마곡 사옥에서 주요 경영진들과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 행사에 참석했다.(LG유플러스)
6대 5G 융합서비스 상용화에 주목

5G포럼이 제시한 6대 서비스 중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서비스의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5G포럼은 ‘주문형 자율주행 교통 서비스’라는 개념을 도출했다. 도시 안의 모든 차량을 5G로 연결해 사용자가 주문을 하면 가장 가까운 거리의 차량을 배차하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는 게 골자다. 교통 및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배차 경로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사용자를 태워 자율주행을 하는 중에도 차량 고장이나 위험 상황 등을 철저하게 대비해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로봇 서비스는 5G 환경에서 작동하는 네트워크 기반의 지능형 컴패니언(Companion: 동반자) 로봇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5G 로봇 서비스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얼굴, 음성, 동작 등을 인식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는 5G가 창출하는 경제효과가 2035년 무렵 12조3000억 달러(약 1경3000조원)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아울러 5G는 콘텐츠 제작,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 5G와 연관된 시장에서도 3조5000억 달러(약 400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2200만개에 달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하지만 5G 시대 초창기에는 5G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무래도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시점이어서 기업들이 5G 서비스에 대한 투자 비용과 투자 효과에 대해 명확한 계산을 하기 어려운 점 등이 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또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률이나 제도의 정비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 때문에 5G 시대 초창기에는 정부의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시 말해 5G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미치게 될 엄청난 파급효과를 감안해 정부가 5G 시장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5G 관련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5G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B2B 서비스로 거론되고 있는 5G 서비스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서비스들이다. 이 경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시티 사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끌면서 B2G 사업을 구축해나가면, 그 안에서 스마트 교통이나 스마트 물류, 스마트 에너지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축적된 경험이 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자율주행, 원격조종 등 서비스에 대해 소극적인 기업들의 입장을 바꿀 수 있다.”

<박스> 5G는 자율주행자동차 실현에 필수요건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확보에 여념이 없다. 자율주행이 미래 자동차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율주행자동차가 현실화하려면 5G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데이터 통신을 할 때 송신자가 데이터를 보내는 시점과 수신자가 데이터를 받는 시점에는 시간적 간극이 발생한다. 데이터가 통신망을 타고 이동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를 ‘지연시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5G 네트워크는 데이터 전송 지연시간을 극소화시켜 사실상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도로를 달리면서 주변환경, 돌발상황 등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스스로 인지하고 처리한다. 도로에 장애물이 나타나거나 갑자기 사람이 뛰어들 경우에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해 제동을 걸거나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이때 데이터 전송시간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사고 회피 여부에 결정적 관건이 된다.

현재 4G 이동통신을 이용하면 지연시간은 0.03~0.05초다. 4G에 연동된 자율주행자동차가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장애물이나 사람을 인지하고 멈추는 데 1m 안팎의 거리를 더 이동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5G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지연시간이 0.001초 이하다. 이를 앞의 상황에 적용하면 자율주행자동차가 제동을 걸기까지 불과 2.7cm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사실상 데이터 전송 지연시간이 없는 셈이어서 사고 가능성을 거의 없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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