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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 고객 담보주식 임의처분에 ‘위법행위’ 판결나온 이유

법원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기한이익 상실 사유 아냐”
  • 유안타증권이 고객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담보주식을 임의처분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위법행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데일리한국)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주식담보대출 채무자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다는 이유 등으로 담보주식을 임의로 처분하면서 해당 채무자와 법정공방을 벌여온 유안타증권(서명석ㆍ황웨이청 공동대표)에 대해 최근 법원이 ‘법률상ㆍ계약상 근거 없는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채무자가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안타증권이 담보주식을 처분해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금융사는 대출만기 이전에라도 채무자에게 잔여 채무에 대한 즉시 변제를 요청할 수 있는데, 이는 대출약관상 채무자의 ‘기한이익 상실’의 사유가 생겼을 때 가능하다.

각 금융사마다 약관상 다양한 기한이익 상실의 사유를 정해놓고 있지만, 채무자의 소득에 문제가 생기거나 신용상태 파악이 힘들어지는 등 향후 금융사의 채권회수가 현저히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가 일반적으로 포함된다.

지난 2017년 1월 코스닥 상장사 D사의 대표이사 A씨(이하 A대표)와 유안타증권이 맺은 D사 주식을 담보로 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의 특약사항에도 이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적시돼 있었다.

해당 특약에는 담보주식의 발행사인 D사 또는 고객인 A대표에 대한 파산이나 워크아웃, 회생절차개시 신청 등의 채무재조정의 이슈가 있거나,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해 부실징후기업으로 인정되는 등 유안타증권의 채권회수 리스크가 현저히 커졌다고 판단된다면 기한이익 상실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담보주식이 유안타증권이 정한 대출가능종목 조건에 충족하지 않거나, 해당 주식에 대한 압류 등의 법적 이슈가 발생한 경우 역시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포함돼 있었다.

만약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하며 A대표가 채무를 즉시 상환하지 못하거나 담보의 추가납부를 하지 못한다면, 유안타증권 측은 D사 담보주식을 임의로 매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처분할 수 있었다.

A대표와 유안타증권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맺어진 약 2개월 뒤인 2017년 3월 말, 유안타증권은 A대표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의 이유로 담보로 잡혀 있던 D사 주식을 임의로 처분했다.

이는 D사의 감사보고서가 기한 내에 제출되지 않으면서 비롯됐다. 앞서 A대표는 D사의 2017년도 감사보고서의 제출마감일까지 이를 제출하지 못했고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공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유안타증권 측은 A대표에 D사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고, 2017년 3월 30일 주식 정규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경우 채권회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담보주식을 임의상환 처리할 것이라는 취지의 통보를 했다.

A대표는 유안타증권 측이 제시한 기한 내에 수억여원을 상환했지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는 못했다. 이에 유안타증권 측은 A대표가 직전에 상환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해당하는 D사 담보주식을 반대매매로 전량 처분했다.

담보주식의 발행사의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 제공해달라는 금융사의 요청이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금융사가 채무자의 신용상태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A대표가 유안타증권 측의 담보에 대한 임의처분을 강력히 반발하는 동시에 사측과 직원들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유안타증권 주장과 다르게…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거래소 제재규정 없어

A대표 측은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다는 사실만으로 유안타증권 측의 채권 회수가 현저히 위험해졌다고 볼 수 없고, 때문에 당시 기한이익 상실 사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담보로 제공된 D사 주식이 대출불가 종목에 해당하지도 않았고,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 만료 전 수억원을 상환한 점은 자신이나 D사에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하는 신용위험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향후 밝혀진 사실이지만, 유안타증권이 D사 담보주식을 반대매매로 임의처분한 날 D사의 감사보고서에는 ‘적정’ 의견이 제시되면서 상장사로서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감사보고서상 적정 의견이 나온 만큼, D사 법인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 사유를 판단하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반면 유안타증권 측은 D사가 2016년 8월경 한국거래소에 의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돼 이는 이미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했고, 수년간 영업손실 등이 지속되는 등 채권회수가 현저히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대표에 D사 2017년 감사보고서 제출을 수차례 독촉 및 확인하고, 이를 제출하지 못하면 담보실행이 가능한 상황임을 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안타증권 측은 당시 A대표가 D사의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다면 사업보고서가 나올 수 없고, 사업보고서가 법정 제출기한 내에 제출되지 못하면 당해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소로부터 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당할 수 있는 만큼 D사 담보주식의 가치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었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당시 유안타증권 측은 A대표의 신용위험이 현저히 커져 기한이익을 상실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고, 담보주식에 대한 임의처분 역시 정당했다는 주장이었다.

A대표와 유안타증권 각각의 주장이 매우 논리적이며 설득력이 있었던 만큼 양측은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고, 지난해에는 이 사건이 한 일간지의 언론보도로도 다뤄지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A대표가 소송을 제기한지 1년 3개월 만인 지난달 20일 이 사건 재판부는 당시 “A대표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의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면 앞선 유안타증권의 주장과는 다르게 D사가 상장된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상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또는 분기보고서를 법정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경우 해당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었다.

A대표의 경우처럼 감사보고서의 제출이 지연되는 경우에 관해서는 아무런 특별한 제재규정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된다는 사정만으로 감사인의 감사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등이 나올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고, 실제로 D사에 대한 당시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제시된 점 역시 이를 보여준다는 설명이었다.

재판부는 “D사에 대한 감사보고서의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기업가치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는 중대한 위험성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안타증권이 주장한 D사의 2016년 8월경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 및 수년간의 영업손실 등의 사실 역시 기한이익 상실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엄밀히 말해 유안타증권 측은 2016년 8월경까지 D사 주식을 신용o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해 관리해 오다가, 2017년 1월경 대출불가 종목 지정을 일시적으로 해소해 A대표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유안타증권이 D사 담보주식의 가치에 리스크가 커서 향후 기한이익 상실의 사유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2017년 1월경 D사에 대한 대출불가 종목 지정 해소 및 이에 따른 A대표와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재판부는 “(A대표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유안타증권이 D사 담보주식을 임의상환 처리해 채무변제에 충당한 행위는 법률상ㆍ계약상 아무런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할 것”이라며 “유안타증권은 A대표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A대표는 재판부가 판단한 손해배상 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그리고 유안타증권 역시 기한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측 모두 항소한 상태로 향후 더욱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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