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개 신규 브랜드 출시…유튜브로 한국 음식 알리기 나설 것”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골목 상권 외식업자들을 살리기 위해 '외식업계의 대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직접 나서서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9일 방송에서 시청률 10.4%(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대중에게 인기다. 덩달아 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인 백종원 대표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를 통해 공정위 등록 기준 20개의 외식 브랜드를 지니고 있으며, 가맹사업 11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1993년 외식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키워 온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3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 대표가 이끈 더본코리아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10년 전인 2009년 214억 원, 2010년 430억 원 규모에 그쳤던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2015년 1297억 원을 기록하며 1000억 원대 매출을 처음으로 기록했다. 이후 2016년에는 급성장해 1749억 원의 매출을 남기더니, 2017년에도 비슷한 수준인 1741억 원에 달했다. 2015년 영업이익은 110억 원, 2016년 198억 원, 2017년 128억 원을 기록,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겨 왔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백 대표는 공교롭게도 목조건축 사업에 실패한 뒤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외식업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사회복지학과를 왜 전공했는지 생각을 못했다는 백 대표는 이제 "당시 사회복지학에 관심 있었던 것이 결국은 사업을 하고 나서도 필연이며,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가능하면 외식업의 현주소를 방송에서 전하려고 한다"는 그는 "어떤 시각에서 보면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방송에 나서는 것이 위험한 행동이기도 하다"고 밝힌다. 즉, 사업만 잘 꾸려갈 것이었다면 애초에 방송 출연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방송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0410',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백철판0410', '역전우동0410', '미정국수0410', '백스비어', '백종원의 원조쌈밥집', '본가', '돌배기집'까지 11개의 브랜드가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 '원키친', '성성식당' 등은 가맹점 모집 전 시험 중인 이른바 '테스트 브랜드'에 해당한다. 백 대표의 테스트를 거친 신규 3개 브랜드 가맹점이 올해 개점을 앞두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신규 3개 브랜드는 '인생설렁탕', '롤링파스타', '리춘시장'이다.

그렇다면 더본코리아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백 대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방송 출연, 외국 출장 등 바쁜 일정에도 백 대표는 본지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는 외국 진출, 유튜브 등을 미래 전략의 키워드로 제시하며 대한민국이 '관광 강국'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어느덧 회사를 설립한 지 26년이 지났다. 현재 외식업계에서 더본코리아의 입지에 대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은지.

"79~80점, 수-우-미-양-가로 따지면 '우'를 주고 싶다. 저는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부족한 집도 아니고 풍족한 집에서 자라지도 않았다. 욕심은 있었다. 부정적인 방식이 아니라 정의로운 범위에서 돈을 벌고 싶은 목적이었다.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다 보니 식당에 사람이 많이 와서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손님으로부터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보다 손님 회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주변 상인보다 가격을 낮추고 양을 늘리는 전략을 펴는 것이었다. 장사가 잘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했다. 사업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컸고, 여러 언론 인터뷰에도 응했다. 사람 심리가 내 것에 대해서 예쁘게 포장하기 마련이다. 저 역시도 언론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 낯설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다. 이 과정이 좋은 학습 효과가 됐다. 내가 말한 것들을 보고 다시 학습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내가 뱉었던 말에 대해 사회적으로 책임져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외식업에 대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주머니 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가치관이 점차 변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기업 규모가 커져야 하고, 매출을 늘리는 게 목표였는데 이젠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욕심이 없어졌다. 아무도 안 믿더라. 다만 외식업계에서 소비자들이 외식을 하는 데에 있어 문턱을 낮추고 싶었다. 내가 가격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다른 외식업 종사자들한테도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외식업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백종원의 삼대천왕',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의 외식 관련 방송만 위주로 하고 있다. 가능하면 외식업계 현주소를 설명함으로써 어려움에 대해서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 방송 출연의 취지다."

-더본코리아는 11개의 프랜차이즈를 거느리고 있다. 모두 소중한 자식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애정을 가진 브랜드가 있다면.

"단 한 개의 브랜드를 꼽자면 없다. 시기마다 다르다. 자식들도 효도 잘하는 자식이 좋듯이 당시 매출에 따라 더 애정이 가기도 하는 것 같다. 더본코리아는 애초부터 '다(多)브랜드' 전략으로 시작했다. 다브랜드 전략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더본코리아의 주 수입원이 가맹점에 물건을 팔아서 받는 수익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도 요구하지 않고, 로열티도 고정 방식으로 받는다. 더본코리아는 많은 가맹점 수를 유지하고 장기계약을 통해 원재료를 저가에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다 브랜드 전략을 펴야 각 가맹점에 물품을 공급할 때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싸게 공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들이 100원에 구입할 것을 장기계약을 통해 90원에 구매해서 95원에 팔면 본사도 이익을 남기고, 가맹점주도 싸게 구매할 수 있다."

-더본코리아의 최근 수년간 실적에 대해 평가한다면.

"2016년에 (17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7, 2018년 주춤했다. 2016년 이후 방송, 신문 등에서 '백종원' 하면 논했던 얘기가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얘기였다. 실제로 3년간 새 브랜드를 출시하지 못했다. 2019년 3가지의 새 브랜드가 출시돼 매출이 뛸 것으로 본다. 더본코리아는 브랜드를 만들자마자 가맹점을 모집하지 않는다. 가맹점을 모집하기 전에 최소한 브랜드를 만들고 나서 시험 기간을 1년 이상 갖는다. 그래야 가맹사업을 시작했을 때 어떤 문제가 있을지 파악할 수 있다. 2006년부터 '빽다방'이라는 브랜드 테스트를 해서 9년 후인 2015년 가맹점 모집에 돌입했다. 당시 "방송 나가자마자 가맹점을 급격히 늘리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애초에 브랜드 테스트를 수년간 거쳐 저가 커피 시장이 확대될 때 빽다방도 같이 성장한 것인데, 제가 방송 출연 후에 가맹점을 급격히 늘렸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가더라. 애초에 브랜드 시험을 준비한 뒤 가맹점이 늘었을 뿐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더본코리아)

-‘빽다방’에 대한 우려가 적잖다. 가성비 좋은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겨 폐점률이 2016년 0.6%에서 2017년 3.3%로 높아졌다.

"제가 판단할 때는 일단 '빽다방'은 적절한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만약 더 깎을 수 있었으면 더 깎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빽다방' 점주 중에 2개 이상 점포를 지닌 점주들이 많다. 충분히 싸게 팔고 있고, 보통 고급형 커피 전문점과 같은 품질의 원두를 쓰고 있다. 그럼에도 커피 값이 싼 것을 두고 싼 원두를 써서 판다고 오해받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폐점률이 한때 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더본코리아 기업가치가 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 상장에 대해서도 말이 오가고 있다.

"주식 상장이 목표는 아니다. 돈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세 아이에게 물려주려면 사실 회사를 상장 안 하는 게 맞다. '더본코리아'라는 기업이 외식업계에서 많은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적정 수준의 가격을 지키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가격 상한선을 지켜주는 회사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중에 내가 은퇴하고 나서도 그랬으면 하는 소망이다. 회사 구조를 좀 더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상장하려는 마음이 있지만, 상장을 꼭 원하는 것은 아니다."

-더본코리아의 향후 10년 계획은.

"방송도 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느끼는 게 스스로 단단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에 좁다. 많은 외식업 종사자들이 외국으로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더본코리아 역시 중국을 비롯해 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더본코리아가 한식을 다루는 외식 기업 중에는 중국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좁은 시장 구조에서 프랜차이즈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를 하기에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원하고 싶다. 나처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더본코리아의 회사 조직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프랜차이즈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있다. 즉, 노하우가 없는 외식업자들에게 단계별로 교육을 제공함과 동시에 식자재 공급,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프랜차이즈의 플랫폼 사업을 하고 싶은 것이다."

-외식업 이외의 다른 분야로 진출할 계획은 없는지.

"유튜브 사업을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하고 싶다. 블로그에 올린 레시피가 많은데 정말 내가 만든 레시피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다. 또한, 외국으로 음식을 먹으러 많이 돌아다녔는데 그때 당시 가장 많이 찾아보게 되는 동영상 사이트가 유튜브더라.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리나라 음식을 알릴 수 있는 유튜브 사업을 하고 싶다. 외국인들을 데리고 다니며 한국 음식점을 소개하는 등 유튜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대한민국이 관광 강국이 되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많은 소상공인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제2의 백종원'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방송에서 말하지 못한 충고를 해준다면.

"방송에서 하지 못한 말은 없고, 가장 많이 한 말로 '음식점을 운영할 준비가 충분히 안 됐으면 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더불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좋아하는 일 하라'고 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후회 안 한다는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으니깐 그렇게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백종원 대표 프로필

1989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 학사 1994.01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2005.03 더본차이나 대표이사 2008.01 더본아메리카 대표이사 2012.10 더본재팬 대표이사

한경석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