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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칼럼] 3월 코스피 하락 지속... 반도체도 약세

지난주(3/1~3/7)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소 시장의 하락이 특히 심해 종합주가지수가 2165까지 하락했다. 주중 하루도 오르지 못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해 하락했던 부분 중 일부를 메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오히려 하락했다. 협상이 결렬된 후 나온 보도를 보면 북한과 미국이 상대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차이가 컸던 것 같다. 앞으로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담이 결렬됐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게 1994년이니까 지금부터 25년 전이 일이다. 그동안 다양한 상항이 벌어졌기 때문에 어지간한 악재에는 면역이 생겼다. 이번 결렬로 경협 관련주가 올라가지 못할 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걸로 전망된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급이 나빠졌다. 거래소시장이 특히 심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27억원과 1818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하락의 주역은 반도체였다. 주중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여전히 가격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외국인 순매수의 9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몰렸었다.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는데, 이 부분을 빼고 나면 가격을 올릴만한 동력이 없다. 기업실적이 특히 좋지 않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51조로 낮아졌다. 작년 8월 해당 수치가 88조였던 걸 감안하면 6개월 사이에 이익 전망이 42%나 줄어든 것이다. 제품 가격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2월에만 디램(Dram)가격이 5% 넘게 하락했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오를 수는 없다.

소비 등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

다행히 일부 경제지표가 나아졌다. 광공업 생산이 12월에 비해 0.5% 늘었다. 시장 전망치는 0.3%였다. 소매판매 역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 늘었다. 심리지표는 실물지표보다 회복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고,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반등을 시작했다. 경제 지표 회복이 일시적인지 아닌지 아직 판단하기 힘들지만 올해 우리 경제가 우려했던 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괜찮게 나온 건 그동안 전망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에 경기 논쟁이 세게 붙으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가 덩달아 낮아졌다. 올해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떨어져도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정도였는데, 실제 수치가 이보다 높게 나오자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가 생겼다.

국내외 경제 구조가 바뀐 것도 경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10월까지 우리 경제는 사상 최장기 확장을 계속해 왔다. 다른 선진국도 비슷하다. 미국이 현재 116개월에 걸친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있고 영국, 독일, 일본도 사상 최장이거나 그에 맞먹는 확장을 계속하고 있었다. 기간에 비해 성장률은 높지 않다. 과거 회복기 때 성장률의 절반을 넘는 나라가 많지 않을 정도다. 국내외 모두 짧고 강하게 성장하던 형태에서 낮고 오래 지속하는 성장으로 형태가 바뀐 건데 그 영향으로 우리 경제 둔화도 과거보다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경기를 판단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가 순환 변동치이다. 다른 변수보다 신호가 빨리 나오고 순환 주기를 명확히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지표는 수축기에 있다. 지난 11번의 수축기 때에는 길면 29개월, 짧으면 18개월 동안의 경기 침체가 있었다. 직전 경기 고점이 2017년 8월이었으니까 지금은 경기 둔화가 시작되고 17개월이 지난 셈이 된다. 국내 경기 둔화가 막바지에 도달해 하반기부터 반등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주초에 상승 이후 다시 약해질 듯. 중소형주 강세도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

최근 나오고 있는 경제 지표가 제대로 된 신호라면 연초 이후 10% 가까운 주가 상승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경제 변수보다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런 형태와 들어맞기 때문이다. 반대로 틀린 신호라면 2200을 약간 넘는 수준에서 상승이 끝날 수밖에 없다. 미중간 무역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경제 펀드멘탈이 나쁠 경우 이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당분간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 걸로 전망된다. 2월 수출이 -11%를 기록하는 등 경제 변수의 움직임이 엇갈려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지난 주에 주가가 하락해 이번 주는 상승하면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지만 폭이 크진 않을 것이다. 박스권 상단이 2200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정해진 만큼 주가가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가가 반등하면 매도에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

중소형주도 상승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코스피가 하락할 때 코스닥은 반대로 크게 올랐다. 시장 에너지가 극단적으로 중소형주에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좋은 형태가 아니다. 중소형주의 강점이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주가도 너무 높다. 올 들어 코스닥 게임주가 50% 넘게 올랐다. IT 중소형주도 비슷하게 상승했다. 기업 실적이 양호한 주식에서 시작한 중소형주 상승이 성장주로 넘어왔는데 상승 종목이 많다 보니 에너지가 한군데로 모이지 않고 있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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