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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저비용항공사(LCC) 경쟁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신규 면허 승인소비자 편익 증가인가? 과당 경쟁인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6개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하는 국적기 항로에 신규 항공사 3곳이 합류한다.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새로운 얼굴들이다. 에어서울 이후 4년 만에 새 항공사 3곳이 등장하면서 항공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항공업계의 경쟁이 촉진돼 소비자 편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조종사·정비사 등 인력 문제가 안전 문제와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린다.

국토부 “진입장벽 낮춰,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 기대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예비 LCC 3곳에 항공운송면허를 내주면서 “경쟁 촉진과 더불어 항공시장의 혁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항공사업의 과당경쟁을 이유로 항공면허 발급을 허락하지 않던 국토부의 입장이 2년 만에 완전히 변한 것이다. 신규 면허 발급을 통해 기존 항공사들의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다. 항공업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익에 방점을 찍었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인 일자리 창출, 규제 완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예비 LCC들이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국내 항공사업법상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자본금 150억원 규모 재무능력 ▲항공기 5대 ▲운항 개시예정일로부터 3년 이내에 도입 등을 충족해야 한다. 자본금의 2분의 1 이상이 잠식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재무구조 개선을 명령할 수 있다. 그동안 신규 항공사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과당경쟁’ 조항은 기준에서 삭제됐다.

국토부는 이들 항공사에 ‘1년 내 운항증명(AOC) 신청 및 2년 내 취항’ 조건이 달린 면허를 내줬다. 면허발급 이후에도 자본금, 안전, 재무능력 등 면허기준에 미달하면 면허가 취소·정지된다.

예비 LCC 3사,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지·차별화 전략

도전을 시작한지 3번 만에 면허를 따낸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해 중국·일본·필리핀 등의 25개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항공업과 관광 상품 사업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동남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항공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가 최대주주(지분 20%)이며 토니모리, 신세계DF, SBI아세안스프링보드투자조합 등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378억원이다. 항공기 도입계획은 보잉 737-800(최대좌석수 189석) 기종 9대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에만 적용되는 ‘도내 공항 모기지 항공사 육성 및 지원조례’를 마련했다. 초기 사업 안정화를 위한 운항장려금과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항공사가 신규 정기 및 중장거리 노선을 개설하면 강원도가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또 양양공항 시설 사용료와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지하는 사업에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공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다. 청주공항을 수도권 제3공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이다. ULCC(Ultra LCC), 즉 초저비용항공사를 목표로 한다. 항공기는 단일 기종만으로 구성한다. 동일 기종이라고 하더라도 세부 옵션에 따라 운용 매뉴얼이나 부품 수급에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아예 처음부터 최적화된 사양으로 제작된 새 항공기만을 도입키로 방침을 정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티넘파트너스와 쿠첸 최대주주 부방, 강병호 에어로케이항공 대표 등이 에어로케이항공 모기업 에이아이케이(AIK)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480억의 에어로케이는 A320 8대를 도입할 계획이고 일본과 대만, 중국 등 동북아 노선에 취항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프레미아는 LCC와 FSC(대형항공사)의 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를 지향한다. 중장거리에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장점을 취합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시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370억원의 자본을 확보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 홍성범 휴젤 창업자, 패스트인베스트먼트, LA한인상공회의소 등이다. 2022년까지 B787-900 항공기 7대를 도입해 미국 서부ㆍ캐나다, 유럽 등 중장거리 중심의 9개 노선을 취항할 예정이다.

수익 악화·조종사 인력 유출 우려

소비자들은 신규 항공사들의 등장으로 항공사들의 경쟁이 촉진되면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고 각종편의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LCC들은 낮은 가격과 함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전용라운지를 만든다. 에어부산은 이미 지난해 9월 김해공항에 전용라운지를 열었다.

하지만 기존 LCC들은 예비 LCC들의 신규 진입에 난색을 표한다. 신규 LCC들이 생겨나면 기존 LCC들의 조종사를 빼가려 하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익명의 LCC 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초기 적자가 불가피한 산업이라 3년 안에 수익이 날지 미지수”라며 “지역 민심 잡기와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항공사가 파산하거나 인수합병(M&A) 단계에 접어든다면 그동안 고용했던 직원들의 일자리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영남에어나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처럼 부도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총선 후 지역 의원들이 바뀐다면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당경쟁으로 국내 항공 산업이 몰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종사?정비사 등 핵심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업체가 늘어나면 스카우트 경쟁이 심화하고 전문가 비중이 낮아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7년까지 국내 대형 항공사는 연평균 129~136명의 기장이 추가로 필요하다. 같은 기간 LCC는 연평균 133~175명의 기장을 충원해야 한다.

거점공항 이동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국토부는 면허를 발급하면서 ‘거점공항 최소 3년 유지’ 조건을 달았다. 만약 이를 어기면 국토부는 허위 사업계획서 제출로 보고 면허 취소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막상 지방항공 수요가 적어 적자가 계속되면 기존 사업계획을 고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조건이 사업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 심화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관점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규 항공면허 발급은 기존사업자들의 실적 및 영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신규 사업자들의 3년 간 운항 계획을 보면 기존 사업자와 중복되는 노선은 2개 노선에 불과하고 기존 LCC들은 수도권 공항발 탑승률이 90% 상회하는 중이라 신규 사업자들의 수도권 수요 분산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비자·사회적 편익 상승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다수의 여객 항공사들이 경쟁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독일은 FSC 36개(LCC 5개), 영국은 23개(4), 프랑스는 24개(1), 미국 21개(6), 일본 19개(8)에 달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인구 500만에 불과한 싱가포르는 5개 항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은 인구가 한국의 절반가량인데도 항공사는 7곳이며,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태국은 10곳이다.

국내 LCC의 경우 유럽과 미국 LCC시장의 모습과 비슷하게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의 경우 유럽과 북미에 비해 항공을 통해 연결할 수 있는 도시의 수는 적은 편이다. 대신 단일 기종을 기반으로 운임 경쟁력을 확보해 FSC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오는 전략을 취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사 개수를 단순히 인구 숫자로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라 아웃바운드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며 “한국은 대만 다음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비율이 56%이상으로 높은 편이라 11개 항공사가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연구본부 손흥구 박사의 ‘2019년 항공수요예측 및 전망’에 따르면 2019년도 국제선은 약 9.01% 증가하고,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수요가 약 19.63% 늘어날 전망이다.

성공적인 LCC로 손꼽히는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와 영국의 이지젯은 기종 단일화, 온라인 티켓 판매를 해 저비용구조를 만들었다. 변두리 공항에 취항해 공항 이용 비용도 절감했다. 그 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라이언에어는 프랑스 작은 도시 도르도뉴에 취항했다. 도시 연간 방문객이 100만명 가량 늘었고 영국인 은퇴자 타운이 생겼다.

황 교수는 “운항증명(AOC·안전면허)이 남아 있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시즌2가 시작됐다. 가격과 서비스 경쟁은 이제 시작” 이라며 “라이언에어처럼 소비자·기업·사회적 편익 모두 증가되는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조성길 플라이강원 대표 “플라이강원, 항공과 관광 모두 잡을 것”



“면허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게 일정 부분 맞지요.”항공운송산업면허 취득에 있어서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조성길 플라이강원 공동 대표의 대답은 외의로 솔직했다.

12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플라이강원 사무실에서 만난 조 대표는 세 번의 도전 만에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받았다는 기쁨과 함께 운항증명(AOC·안전면허)을 신청하고 노선 허가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플라이강원은 항공과 관광을 연계한 TCC(Tourism Covergence Carrier)사업 모델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기존 LCC들과 달리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객(아웃바운드)보다는 국내 여행을 원하는 해외여객(인바운드)를 잡겠다는 차별화된 목표도 세웠다.

조 대표는 “기존 항공사들이 수요에 따라 움직였다면 플라이강원은 탑승객이 70%가 관광 목적이라는데 초점을 두고 제주만큼이나 아름다운 강원을 해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행패키지를 기존 여행사들이 하고 있지만, 항공사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플라이강원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강원’이다. 그는 “플라이강원을 탑승할 때부터 강원도의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 수 있게 준비하겠다. 기내 서비스로 강원도 심층 해양수를 제공하는 등 강원도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도는 플라이강원에만 적용되는 조례도 만들었다. 조 대표는 “일자리는 4만개 정도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이강원은 자본금 378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조 대표는 손익분기점 달성시점에 대해 “의욕이 반영된 수치겠지만 4년차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의 사업 방향이 기존 항공사들과 다르다. 초반에는 해외 여행대행사에 마케팅을 맡기는 등 조직 효율화를 추구한다면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 4년간 8개 항공사의 국제선 평균 연간탑승률(L/F)이 80%가 넘는다. 즉 모든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탑승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항공사들의 경쟁 때문에 비행기 티켓을 제 가격을 못 받는 아쉬운 상황일 수는 있지만 수요대비 공급 면에서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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