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주지역에서 유학 중인 석박사 과정 연구개발(R&D) 인재들과 만났다. (사진 LG 제공)
LG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기업 벤처 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달러(약 216억3100만원)를 투자했다. 구 회장이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과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내실을 튼튼히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지난주 미국 유학 중인 R&D 석·박사 인재 유치를 위한 ‘LG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봤다.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등이 함께 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는 지난해 LG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유플러스, CNS 등 5개 계열사가 4억2500만달러를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회사다.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기술 개발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기술 확보를 위한 것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VR/AR ▲바이오/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등이 투자 대상이다.

LG그룹은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Ridecell)에 500만달러를 투자한 이후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ㆍ광학 필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옷토닷’, 요리법 제공 및 식재료 배달 서비스 플랫폼 ‘사이드쉐프’, 모바일 분야 벤처투자 회사인 ‘노틸러스 벤처 파트너스’ 등 다양한 분야의 신생 업체들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최근에는 5G 시대에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상현실(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 ‘어메이즈브이알(AmazeVR)’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MBA 과정에 입학했다가 중도에 학업을 중단했다. 스타트업에서 1년 정도 근무한 뒤 LG전자로 복귀했다. LG전자에서 여러 사업부문을 경험하고 생산현장도 거친 뒤 LG 시너지팀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해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승진 예상과 달리 상무 직급을 유지하면서 LG 경영전략팀, LG전자 B2B사업본부를 거쳤다. 구본무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구광모는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며 그룹 경영을 떠맡았다.

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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