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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인수전, 숨은 변수 세 가지

경제 민족주의·김정주 대표 수사·승자의 저주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넥슨코리아 본사 모습. 연합.
넥슨 지주사인 NXC 지분 매각 본 입찰이 다음달 15일로 정해졌다. 본 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으로 넥슨의 새 주인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격인수후보군은 넷마블, 카카오, 텐센트 등 IT·게임사 및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 사모펀트(PEF) 등이 거론된다. 다만 매각이 최종 결정될 때까지 몇 가지 변수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대 해외 자본은 안 돼?

1994년 설립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같은 글로벌 스테디셀러에 힘입어 지난해 연매출 2조5296억원(약 2537억엔)을 달성하며 국내 게임사 중 최대 실적을 기록한 명실상부 1위 게임사다.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부인 등이 가진 NXC 지분 98.64%를 매물로 내놓았다. 김 회장 67.49%, 부인 유정현 NXC 감사 29.43%, 김 회장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1.72% 등이다. NXC는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재팬의 지주회사로 넥슨재팬의 지분 47.02%를 갖고 있다.

NXC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지분 48% 외에도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유럽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등을 보유하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재팬의 100% 자회사다.‘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매물로 나와 있는 넥슨이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대부분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인수후보 기업과 컨소시엄(Consortium)을 구성해 본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2위 게임업체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본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카카오,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 국내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이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 입찰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역시 인수자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변수 제거가 필수 선행 조건으로 보인다.

첫째는 넥슨의 몸값이 최소 10조에서 최대 20조원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예고된 가운데, 해외 거대자본으로 넘어갔을 때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을 막을 수 없고, 우리나라 게임시장이 중국 등 해외 게임기업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넥슨 인수전의 장애물로 ‘경제적 민족주의’를 꼽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넥슨이 해외 매각될 경우 상징성을 잃는 것은 물론 실질적으로도 게임 시장이 받을 타격은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넷마블도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매각 시 대한민국 게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돼 인수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둘째는 검찰이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의 탈세 의혹 수사에 나섰다는 점이다. 김정주 대표의 개인적인 문제인 만큼 매각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법적인 문제에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해외 ‘큰손’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대목이다.

당장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시민단체로부터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황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2월 12일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와 엔엑스씨 법인을 포함한 총 14인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조세범죄조사부에 배당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NXC 측은 “사건 배당과는 별개로 관련 주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남은 셋째 변수는 넥슨의 몸값 높이기 행보다. 넥슨 NXC의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넥슨이 올해 상반기 신작을 대거 출시한다. 지난 17일에는 신작 모바일게임 ‘트라하’(TRAHA)의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트라하의 흥행성적은 넥슨 인수전에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트라하가 성공할 경우, 그동안 모바일게임 사업에서 평가절하돼 있던 넥슨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넥슨이 트라하의 흥행을 집중 홍보하고 있는 것도 매각 협상을 앞두고 벌이는‘몸값올리기’ 작전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몸값이 너무 높아진다면 인수자 입장에선 넥슨을 가져가는 것이 ‘승자의 저주’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막판 디즈니 참전 가능성도

한편 김정주 대표가 디즈니 고위 인사를 만나 인수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디즈니의 참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중앙일보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이자 NXC 대표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 관계자를 직접 만나 넥슨 인수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NXC 측은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힐만한 입장은 없다”며 공식 입장을 전했지만, 과거 김정주 대표의 평소 디즈니를 동경하는 듯 했던 발언들과 디즈니와의 인연을 고려하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디즈니와 넥슨 사이의 매각 이야기는 한 차례 오간 바 있다. 지난 2008년 디즈니는 넥슨 인수를 위해 2조원에서 3조원을 불렀다. 넥슨이 보유한 ‘메이플스토리’,‘바람의 나라’,‘카트라이더’ 등 IP(지식재산권)가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서다.

당시에는 김정주 대표가 “현재로선 15년간 잘 성장해온 넥슨을 팔 생각이 없다”며 잘라, 디즈니의 넥슨 인수는 없던 일로 돌아갔다. 그러나 올해 김정주 대표가 투자를 결단한 마당에 최적의 인수 대상자를 직접 찾아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본 입찰 일정이 당초보다 늦어질 때마다 투자은행 업계에선 ‘실제 매각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곤 했다. 현재는 김정주 대표의 디즈니 접촉설로 ‘마음에 드는 인수자 찾기’ 때문에 본 입찰 일정이 지연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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