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원기찬호(號)’는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2분기부터 수수료율 인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예정이며, 비용감소로 인한 투자 감소 및 성장 둔화 역시 우려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본격적인 승부수는 2분기부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2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115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8444억원 대비 4.3% 늘었다. 영업이익은 1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1514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당초 증권가 및 카드업계의 예상치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양호한 수치다. 삼성카드의 실적 선방은 무이자 할부 등 고비용 판관비를 줄이는 대신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에 집중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원기찬 사장 입장에선 2분기 실적부터가 골치다. 1분기 비용을 줄여 손익을 개선한 만큼 장기적인 시장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연 매출액 3조원에 육박하는 미국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코리아의 독점 제휴사업자도 오는 24일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바뀐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1분기 실적에는 지난해 발표된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2~3월 두 달치만 반영됐다. 우대 수수료 적용 가맹점이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연 매출 30억원 이하로 확대된 시점이 2월이었기 때문이다. 2분기부터는 수수료율 인하 효과가 전 기간 반영된다.

삼성카드는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원기찬 사장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의 격차 확대, 신사업 육성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등을 사업 추진 방향으로 내걸었다.

코스트코의 공백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국내 대형마트와의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원기찬 사장의 디지털 강화 전략과 안정적 리스크 관리 방침이 2분기 이후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분기부터 수수료율 인하 효과가 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는데다 향후 대손비용 상승 가능성이 높아 연간 이익 추정치에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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