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권 승계의 첫 걸음을 뗐다.

CJ그룹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IT부문 45%, 올리브영 55%다. IT부문은 CJ주식회사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식교환 비율은 1대 0.5444487이며 주주가치를 고려해 신주가 아닌 자사주를 배분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선호 부장과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던 계열사다. 이선호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7.9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경후 CJ ENM 상무도 지분 6.91%를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 뒤 주식교환으로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각각 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의 지분 2.8%, 1.2%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내주면서 CJ 주식을 주식교환 비율만큼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선호 부장은 그동안 CJ 지주사 지분이 없었으나, 이번 기업분할 및 주식교환 과정을 마치면 지주 지분을 처음으로 보유하게 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에 앞서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인 CJ파워캐스트를 IT부문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CJ파워캐스트와 IT부문 지난해 매출액은 7070억원, 영업이익은 470억원 규모다.

CJ그룹이 이번 개편작업을 통해 4세 경영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의 건강 이슈가 있는 만큼, 자녀들의 경영 참여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번 주식교환에는 신주가 아닌 자사주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재현 회장의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

CJ그룹은 경영권 승계는 물론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오너 일가의 높은 지분율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주목을 받아왔다.

CJ 측은 “기업분리후 IT사업부문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 디지털 신사업 추진체로 육성하고, 올리브영은 확고한 미용건강 전문점이 될 것”이라며 “양 사업부문이 전문화된 사업영역에서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