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역 강호에서 전국구 강자로 거듭난 ‘호반그룹’

호반그룹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룹통합 CI(Corporate Identity)와 건설계열 주택브랜드 ‘호반써밋’, ‘베르디움’의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했다.

호남 지역 기반의 중견건설사로 분류되던 호반건설은 지난 몇 년 간 가파른 성장세를 통해 대형건설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강남 재건축 수주전도 참여하면서 저력을 과시했고, 대우건설 등 큼지막한 인수합병 (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그만큼 호반건설의 자산 규모가 수직 확대됐다는 반증이며,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도 올해 10위권 안착이 예상된다. 더불어 호반건설은 상장을 검토하고 있고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호반건설그룹은 2018년 4월 기준 42개 계열사를 통해 8조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 민간기업 기준 재계 순위 44위다. 2018년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는 호반건설이 16위, 계열사 호반은 13위였는데 두 회사의 평가액을 단순 합산하면 10위권에 진입한다.

지난해 호반건설과 호반의 시공능력 평가액은 각각 1조7859억원, 2조1619억원을 기록해 단순 합산할 경우 지난해 10위였던 HDC현대산업개발(3조4280억)을 넘어선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계열사인 호반을 흡수합병하며 몸집을 불렸다.

매출 역시 호반건설은 2010년 말 5502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1조1744억원으로 8년 간 2배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자산규모도 급증했다. 2010년말 3813억원에 불과했던 자산규모가 지난해 3조5975억원으로 약 8~9배 이상 늘어났다.

단순 수치만 성장한 것도 아니다. 호반건설은 건설업계에서 명실상부한 강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전국구 건설사 도약 척도 중 하나인 도시정비사업 수주도 지난해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총 6개 사업장의 재건축·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호반건설이 수주한 사업장 중 80% 이상이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 단지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서울에서는 ‘자양 12구역 지역주택조합 사업’, ‘개봉 5구역 주택 재건축’, ‘용산 국제빌딩 주변 제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경기도에서는 ‘군포 10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지금·도농 6-2구역 재개발’ 등을 수주했다.

올해도 지난해 성과를 잇는 첫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대구광역시 ‘내당내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대구시 서구 내당동 1-1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해당 사업장은 공사비는 700억원 규모이고, 2021년 3월 착공 목표(예정)다.

올해 호반건설은 그동안 성과와 사업 다각화 등을 기반으로 또 한 번의 재도약을 예고한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호반건설은 주택 외에도 건축 토목 임대 방송미디어 등으로 사업범위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덕평CC와 서서울CC를 인수했고, 제주 퍼시픽랜드와 리솜리조트를 운영하면서 종합 레저분야까지 진출했다. 호반건설은 사옥을 서울 서초구 우면동으로 이전하고,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리뉴얼(renewal) 계획도 발표했다. 건설과 종합 레저 등 사업 확장을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호반그룹은 새로운 그룹 통합 CI와 주택 브랜드 ‘호반써밋’, ‘베르디움’의 리뉴얼 디자인을 공개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CI에는 소비자의 생활과 공간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사업군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젊고 역동적인 의지를 담았다”며 “또 고객들의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호반써밋’, ‘베르디움’ 브랜드 단지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 성격이 강한 호반써밋을 통해 ‘고급화’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호실적과 사업 확장으로 상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휘호 기자

‘호반 신화’ 의 주인공, 김상열 회장은 누구?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향토기업에서 출발했던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다. 호반건설은 건설 시장이 급변하면서 수많은 건설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사라졌음에도 성장세를 멈추지 않아 더욱 주목받는다.

그 중심에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있다. 김상열 회장은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불린다. 28세에 호반을 설립한 뒤 25여년 만에 지금의 호반건설을 만들었다. 호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현 호반건설의 모태인 현대파이낸스를 설립해 금융업을 시작했다. 현대파이낸스는 신화개발주식회사, 호반건설산업으로 회사이름을 바꾸다 2006년 호반건설이 됐다.

김상열 회장의 무차입 경영 원칙 등 보수적 경영기조은 호반건설 성장 비결의 중심으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2018년 말 부채비율이 19.5%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건설사 부채비율이 2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다.

분양하고 있는 아파트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 이른바 ‘90%룰’ 도 유명하다. 매우 보수적 경영기조라는 평가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외환위기 등을 넘길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호반건설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탄탄한 재무상태와 시공능력에 힘입어 현재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 김상열 회장이 계획하고 있는 기업공개를 통한 인지도 향상 및 사업 확장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한편 김상열 회장은 겸손한 인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 사업을 자랑하지 말라 강조하고 근검한 자세로 경영을 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남을 거점으로 전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뒤에도 호남지역에 대한 공헌을 이어오고 있는 점도 호평이 따른다.

김상열 회장은은 지역경제 진흥에 기여하고 소년소녀 장학사업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광주시민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강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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