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미중 무역분쟁 격화 주가 크게 하락

지난주(5/3~5/9)에는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가 110.7포인트, 코스닥도 36.1포인트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특히 9일에는 코스피가 66포인트, 3.04% 하락할 정도였는데 중국을 제외한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서도 특히 하락이 컸던 기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높이겠다고 얘기한 게 하락의 원인이었다. 1분기 아시아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 주식시장의 상승이 미중 무역협상의 원만한 타결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다. 대비하지 않다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무역분쟁의 격화는 주식시장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당장 환율 변동에도 영향을 줬는데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6.78위안까지 급등했고 원화도 1170원을 넘었다.

호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중국과 유럽의 경제지표가 좋아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들었다. 중국의 경우 성장률에 이어 기업관련 지표의 개선이 눈에 띄었고 유럽은 투자자신뢰지수가 올 들어 처음 마이너스를 벗어나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었다. 선진국의 펀더멘털 회복이란 재료는 현재 악재가 정리되고 난 후에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9일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에 급락했다. 코스피는 66.00포인트(3.04%) 내린 2,102.01로, 원/달러 환율은 10.4원 오른 1,179.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

미중 무역협상은 타결을 찾아가겠지만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릴 듯

트럼프 대통령이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이들에게 부과되고 있는 관세율은 10% 이다. 이와 함께 징벌적 관세대상이 아닌 다른 수입품도 곧 25%의 관세율을 적용할 것임을 선언했다. 중국의 재협상 요구로 무역협상이 느리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 언급의 후속 조치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관보를 통해 10일부터 관세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중국 측과 원만한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한다고 얘기해 화전(和戰) 양면 전략으로 상황을 끌고 갈 것임을 암시했다.

미국의 갑작스런 관세 인상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중국은 발표가 있던 6일 주가가 5.5% 하락했고 대만 홍콩 등 다른 중화권 시장도 2~3%씩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은 첫날에는 반응이 강하지 않았지만 이틀째 되는 날부터 주가가 하락했다. 처음에는 엄포인줄 알았는데 이후 진행되는 걸 보니 상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미중 무역협상은 셋 중 하나의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예정대로 회담에 참가해 합의를 내는 것이다. 가장 긍정적인 형태인데 미국이 관세를 추가 인상하기는 하겠지만 협상이 타결되면서 세율이 낮아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미국이 예정대로 관세 인상했지만 중국은 즉각적인 보복을 하지 않아 기존의 틀이 유지되는 형태다. 협상 과정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기 때문에 타결 시점이 뒤로 미뤄져 하반기 이후가 될 수 있다. 가장 부정적인 형태는 미국의 관세인상 조치에 대해 중국이 즉각 보복조치를 단행하면서 맞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이 경우 협상이 중단되는 건 물론 관세전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첫 번째와 두 번째에 걸쳐 있는 상태인 것 같다. 중국이 즉각 보복에 나서지 않고 회담을 이어가 기본 틀이 유지되고 있지만 타결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역분쟁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처음 분쟁이 발생했을 때보다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그림일 텐데 무역분쟁 이후 상황이 중국에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입 데이터를 보면 작년 하반기 이후 손해 본 게 거의 없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매겼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보다 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수입이 오히려 더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마냥 양보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에 관세 인상의 직접적 계기가 된 재협상 요구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우선주 상승은 투기. 투자에 참가하지 말아야

4월에 시작된 우선주 상승이 5월에도 이어졌다. 처음 시작은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와 아시아나 항공 매각이라는 재료였다. 4월에 한진칼, 금호산업, 한화 우선주 등이 연초 대비 100% 이상 급등했다. 한진칼의 경우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우선주를 중심으로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작용했다. 한화는 금호그룹이 내놓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거란 기대로 상승했다. 5월에 우선주 상승을 이끈 주자는 진흥기업이다. 매각에 대한 기대로 연 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다.

우선주 상승을 어떻게 봐야 할까?

우선주 상승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많은 종목이 오른 후 더 이상 투자 기업을 찾을 수 없을 때 갑자기 급등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만큼 내용보다 수급에 의해 투기적으로 움직인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번도 비슷하다. 포장은 경영권으로 했지만 속내용은 투기 말고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한진칼 우선주의 경우 상속세 납부를 위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하지만 대주주만 배당을 많이 줄 수 없기 때문에 배당률이 높아지더라도 소폭일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 얘기되는 게 현실성 없는 언급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선주 상승은 투기가 가미된 것이므로 언제든지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투자에 참가하지 않는 게 좋다. 올바른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 프로필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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