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경영 기반 삼아 올해 하반기‘자율경영’목표

김윤식 신협중앙회 회장. 사진=신협중앙회

신용협동조합이 올해 경영정상화 과제를 달성해 정부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적 결손금을 전액 보전했고, 연속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어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올해 신협이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에서 벗어나게 되면 18년 만에 자율경영에 복귀하는 것이다.

신협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발생한 조합들의 부실로 인해 누적 적자에 시달린 끝에 2001년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금융당국과 경영정상화 이행계획을 체결했다. 또 이후 2004년과 2007년에도 경영 개선 이행계획을 체결했다.

당시 신협은 경영개선명령에 따라 중앙회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인력을 감축했다. 누적 손실 보전에 대책을 마련하고, 12개 지역본부를 6개 지역본부 및 4출장소로 축소하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신협은 지난해 최대 이익을 시현했다. 신협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6.9% 증가한 4245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이익을 냈다. 신협 측은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전국 888개 조합 총 자산은 90조8000억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10.6%가 증가했으며, 조합원수는 610만명을 넘어섰다. 대출금 총액은 65조1000억원을 달성해 전년(59조4000억원) 대비 5조7000억원(9.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245억원으로 이중 3050억원은 건실한 성장을 위해 내부적립하고 1195억원은 조합원에게 배당금으로 환원한다. 건전성도 개선됐다. 전체 조합의 순자본비율이 역대 최고수준인 5.43%를 달성했다.

아울러 중앙회는 책임경영체제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와 부실공시 방지를 위해 경영공시책임자를 지정 및 표시하도록 규정화했으며, 개정해 조합의 책임경영체제 확립과 경영 투명성을 제고했다.

신협은 실적 개선이 경영개선 이행점검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개선 권고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 5% 미만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 이상이나 자본적정성 부문의 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일 때다.

신협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BIS(국제곌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7.12%이며, 지난 3월 9.29%까지 상승했다. 또 지난 3월 기준 경영실태평가 종합등급 및 자본적적성 부문 모두 3등급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도 향후 신협의 경쟁력을 높여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지난 3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해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IS비율 5%, 경영실태 평가 3등급 이상 등 MOU 탈피를 위한 주어진 숙제를 마쳤다”며 “올 상반기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사가 끝나면, 당초 2021년 졸업예정인 경영계획 MOU를 올 하반기에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자본적정성이 확보되고 정부의 공적자금을 갚을 수 있을 만큼 재정적인 기반을 갖췄다는 자신감이다.

올해 하반기‘자율경영’이 가능해지면 지역본부 기능을 확대함으로써 조합 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 신용예탁금과 실적배당상품의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해지는 등 회원조합 지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회적 경제도 기여한다

또한 신협중앙회는 MOU를 벗어날 경우 ▲자율경영에 따른 회원조합 지원 강화 ▲이익환원을 통한 조합경영 지원 ▲사회적 경제에 기여 등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윤식 회장은 “앞으로 조합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자립기반을 확충해 경쟁력 있는 서민금융 대표주자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금융협동조합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경제기업을 활성화하는데 역시 힘을 보태기로 했다. 신협중앙회는 올해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300억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윤식 회장은 “2018년보다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을 3배 이상 공급할 것”이라며 “전국의 신협과 공동으로 사회적경제 지원기금 200억 원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자금 수요 특성에 따라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연간 1000억 원 규모 대출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윤식 회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신협의 주된 조합원이자 고객”이라며 “신협 네트워크를 활용한 판로 지원, 경영 자문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협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다자녀가구 저금리 대출 대상도 올해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다자녀가구대출상품은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에게 약 2.5% 안팎의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올해는 다자녀가구의 기준을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신협이 당초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과 체결한 MOU를 탈피하려면 많이 개선된 계량적 지표 외에도 비계량적 평가 지표를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로 보인다.

금융당국 심사 등 규정에 따르면 경영개선 권고 탈피 시 BIS 자기자본비율 및 경영실태평가 등 계량적 지표 외에도 수익구조 및 영업환경 등 비계량적 평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휘호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