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열린 국내 첫 민간 축제 '소셜밸류커넥트 2019' 행사의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제공)
이제 사회적 가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 구성원 간) ‘연결’과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에 참석해 “사회가 지속가능해야 회사도 지속가능할 수 있고,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OVAC 2019는 최 회장의 제안으로 80여 개 기업과 비영리단체, 개인 등이 모여 마련한 행사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가치를 토론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사무국은 첫 SOVAC의 주제를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로 정했다.

이날 처음 개최된 행사엔 총 4000여 명이 참석했다. SOVAC 조직위원장인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개막사에서 “SOVAC 행사를 통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꺼내 얘기하고, 서로 ‘연결’해보자”고 제안했다.

오전에는 오프닝 세션에서는 우리 사회 각계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를 주제로 5분 강연과 토론을 이어서 진행했다. 임형준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은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제로 헝거(zero hunger)를 이루고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해낸 혁신 등을 소개했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청년층에 대출을 중개해주는 ‘크레파스’ 김민정 대표 등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소개했다.

패널토론에서는 김종걸 한양대학교 교수의 진행에 따라 이종욱 기획재정부 국장, 이형희 SK SV위원장, 정성미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네이버 공동창업자), 김태형 성균관대 교수가 패널로 나서 각자 입장에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 방법과 과제를 묻고 답했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얼마 전 최태원 회장이 관계사 사장들에게 올해 말까지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3.1%)를 채우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다른 주요 기업들은 이미 10년 전에 달성한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사회적 의무를 지키는 것에 엄격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오전 세션이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지적에 대해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을 맞았는데 예전엔 화를 냈을 수 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게 됐다”며 “열심히 하려고 애썼는데 왜 안됐는지 모르겠지만 안 되면 무조건 하고, 그 다음에 더 좋은 방법을 찾자고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그룹의 체질적 문제인데, 자발적으로 스스로 하는 문화를 갖고 있어서 그런 부분도 각 기업이 알아서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과 토론, 전시 등이 펼쳐졌다.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 MBA와 코트라(KOTRA),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회적기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등은 소셜벤처와 청년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실무 상담을 진행했고,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 부스 50여개도 마련됐다.

오후에는 소규모 토론세션 20개가 잇따라 열렸다. 사회적 기업들이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과 임팩트 금융 활성화를 위한 공적 기금의 역할,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를 일선 사회적 기업가들이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 등을 주제로 토론이 펼쳐졌다.

행사는 ‘제4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로 마무리됐다. 최태원 회장이 제안해 시작된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해 주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3년간 130개 사회적 기업이 148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고, 올해는 188개 사회적 기업이 사회성과 456억원을 창출한 것에 상응해 87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최 회장은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자리를 지켰다. 행사장에 마련된 50여 개 부스를 돌며 직접 물건을 사기도 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