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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한국문화 新르네상스’ 꿈

K팝에 더해 음식·드라마까지…’K스타일’ 세계 전파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대박 흥행’과 함께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문화보국’, ‘한국영화의 新르네상스’ 실현을 꿈꾸는 CJ ENM이다. 이 영화 제작에 투자한 CJ는 지난 20여년 간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배급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한국영화의 글로벌 제작 역량과 위상이 높아진 지금, CJ의 앞으로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 CJ ENM의 K스타일 문화 확산의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가 미래다”

“이제는 문화야. 그게 우리의 미래야.” 1995년 3월 이재현 당시 제일제당 상무가 할리우드의 거물들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탄 LA행 비행기에서 누나인 이미경 이사에게 한 말이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영화도 직접 만들고, 음악도 하고, 케이블 채널도 만들어 한국을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만들겠다는 꿈이 머지않아 이뤄질 듯한 모습이다.

935만 관객을 모은 ‘설국열차’, 1761만명의 관객 기록으로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명량’, 중국어와 베트남어 및 일본어 등으로 각각 제작돼 세계 관객을 만난 ‘수상한 그녀’, 그리고 최근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은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CJ는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무대를 공략했다.

CJ가 영화 사업에 처음 뛰어든 때는 ‘제일제당’ 시절인 1995년 4월. 신생 할리우드 스튜디오인 드림웍스에 투자하면서다. 당시 제일제당 매출의 20%가 넘는 3억 달러를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렇게 드림웍스의 2대 주주가 됐다. 일본을 제외한 드림웍스 작품의 아시아 지역 배급권을 확보했다.

1990년대 대기업의 영화사업 진출은 제일제당만이 아니었다. 많은 대기업들이 영화사업에 진출했으나 실패했다. IMF 구제금융의 여파로 철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대기업들은 비디오 등 하드웨어 매출을 신장시키기 위해 영화를 소프트웨어로서, 부가적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IMF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사업을 접었다.

제일제당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구호를 앞세웠다. 그렇게 1995년 8월 제일제당은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신설, 1997년 1월 영화 ‘인샬라’로 한국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어 2000년 4월 현재의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이는 2002년 2월 영화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이 같은 CJ의 영화산업 발전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은 구체적 성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다. 기획 단계부터 전 세계 상영을 염두에 둔 이 영화 제작 프로젝트에 CJ는 제작비 4000만 달러를 순수 국내 자본으로만 자체 투자 및 조달했다. 결과적으로 설국열차는 그해 8월 국내에서 개봉해 935만 관객을 모았을 뿐만 아니라, 해외 개봉 국가에서도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규모감과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사실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설국열차’는 촬영을 앞두고 해외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에 CJ가 제작비 전액을 책임지기로 하고 제작에 들어간 것이다. 최악의 경우 CJ가 영화 제작비 4000만 달러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었던 탓에,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전은 계속됐다. 2009년 7월 개봉해 1145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해운대’는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어 2014년 7월 개봉해 1761만명의 관객을 모은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은 CJ의 과감한 투자와 국내 영화 산업 발전 가능성이 동시에 빛을 발한 작품이다. P&A(자산부채이전)를 포함해 200억원 가까운 금액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에 이순신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민영화로 등극했다.

물론 CJ의 블록버스터 영화 투자가 성공만을 가져오는 ‘안전한 도전’만은 아니었다. 약 300억원을 투자한 ‘마이웨이’는 중국, 독일, 러시아 등지에서 야심차게 로케이션을 진행했지만,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 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또한 120억원을 투자한 ‘7광구’의 경우 한국 최초의 3D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대중의 높은 기대를 샀으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으로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CJ는 여전히 문화 사업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 영화 시장의 본거지인 할리우드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미국판 ‘숨바꼭질’인 ‘Hide&Seek’과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No No No Yes’는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다. 미국판 ‘써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미국판 ‘극한직업’은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협업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CJ 관계자는 “기생충을 포함해 자사가 투자 및 배급한 작품 중 총 10편의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진출에 성공했다”며 “국내 업체 중 최다 칸 영화제 진출작을 보유한 국내 투자배급사로서 앞으로도 한국 영화를 세계무대에 알리는 데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스타일의 세계화

CJ가 영화 사업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K팝 등도 역시 CJ가 주력하는 문화사업 중 하나다. K팝 확산을 이끄는 CJ그룹의 대표적인 한류 문화 플랫폼으로는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인 ‘케이콘(KCON)’과 글로벌 음악 시상식 ‘마마(MAMA)’를 꼽을 수 있다.

케이콘은 K팝 공연과 패션, 식품, IT 등 다양한 한국 기업 제품들의 컨벤션이 동시에 열리는 행사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대 음악 축제 마마 역시 K팝의 확산을 통해 한류 열풍을 이어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문화사업을 통한 사업보국을 꿈꾸며 K팝뿐만 아니라 K무비, K드라마 등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K푸드를 아우르는 ‘K스타일’을 전 세계 곳곳으로 확대하는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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