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 확보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투자를 당부했다. 손 회장은 “한국이 집중해야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정책·투자·예산 등 AI 분야의 전폭적 육성을 제안했다. 이후 손 회장은 재계 총수들과 1시간가량 만찬을 진행하며 AI·자율주행 등과 함께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련된 접견은 문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인 손 회장으로부터 혁신성장 추진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AI 전문 인력 양성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 젊은 창업자에 대한 투자,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 공유 등을 요청했고 이에 손 회장은 “그러겠다(I will)”고 답했다.

손 회장은 청와대 방문을 마친 후 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재계 총수들과 1시간가량 만찬을 진행하며 AI·자율주행 등과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손 회장이 양국 재계과 정계에도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 총수들이 최근 벌어지는 제재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 등이 함께했다. 손 회장과 각별한 사이인 이 부회장은 이날도 만찬에 앞서 서울 시내 모처에서 손회장과 회동한 후 같은 차로 만찬장인 가구박물관에 도착했다.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단독회동과 이동 과정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만찬을 마치고 AI의 경우 향후 한국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올해 안에 구체적인 공동투자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소프트뱅크가 준비하고 있는 ‘제2 비전펀드’에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이 펀드를 통해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2017년 조성한 비전펀드 1호에는 애플·폭스콘·퀄컴·샤프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참여한 바 있다. 비전펀드 1호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유명한 반도체 설계회사 ‘엔비디아’,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 로봇개발회사 ‘브레인코프’,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나우토’ 등에 투자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