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기술보증기금 손잡고 '해외진출기업 금융지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KEB하나금융그룹이 중국투자공사(CIC)와 손잡고 1000억원 규모의 공동출자펀드를 출범한다.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국내 금융그룹이 해외 국부펀드와 공동으로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을 포함한 한국 투자자들과 CIC가 5000억원씩 출자해 총 1조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펀드는 유망한 한국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주로 중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화장품·바이오 기업 등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IC는 운용자산이 9414억달러(약 1109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 중 하나다. 중국 CIC는 그동안 한국 외에도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과 손잡고 산업협력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번에 하나금융과 논의 중인 펀드 역시 이와 유사한 성격이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6월초 중국 쿤밍을 방문해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 연례포럼에 1주일간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김 회장과 지 행장이 CIC측과 만나 펀드 설립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금융권은 추측하고 있다. 다만 관련 논의는 이전부터 진행됐을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했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중국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히 하나금융은 중국 지린, 랴오닝, 헤이룽장성 등 중국 북방 지역에 분행을 설립하는 등 중국 투자에 상당한 노력을 집중했다. 지 행장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행장 취임 전 중국 관련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수출시장 개척 및 해외진출 선도 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지원대상은 해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 제조업 겸영 도소매업,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으로 해외투자자금보증과 해외사업화자금보증 두 가지 방식으로 운전자금을 지원한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국내 최다 해외영업망을 기반으로 기술보증기금과 협업해 해외진출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더 나아가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