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현재 건설 중인 파주 P10 공장에 추가로 3조원을 투자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10.5세대)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만들 예정이다. 이날은 LG디스플레이가 2분기(4~6월)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날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매출 5조3534억원과 영업손실 3687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LG디스플레이가 이번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은 데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현재 적자일지라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미래의 성장 산업을 움켜쥐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대형 OLED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점유하고 있다.

파주 공장 3조원 투자는 2015년 11월 공장 신규 건설과 일부 설비 강화를 위한 1조8400억원과 2017년 7월 월 3만장 생산을 목표로 한 2조8000억원에 이은 후속 투자다. 이 공장에서는 10.5세대(기판 크기 3370×2940㎜)는 하나의 기판에서 8장의 65인치 TV용 패널을 만들 수 있다. 이전의 8.5세대(2500×2200㎜)는 3장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생산 효율이 2배 이상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앞으로 70인치·80인치대 TV용 패널 시장도 염두에 둔 것이다. 파주 공장은 2022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때부터 LG의 생산 능력은 기존 공장과 광저우 공장까지 합치면 월 130만대 이상의 65인치 TV에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이는 작년 OLED TV 시장 규모(295만대)에 달하는 규모다. 작년 1년치를 두 달 만에 만들 수 있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형광성 유기물질을 이용한 패널이다. 종잇장처럼 얇은 데다 휘어지는 특성이 있다.

이번 대형 투자에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는데, 지난해 취임 이후 실적이 좋지 않은 비(非)주력 사업은 정리하고,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한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LG그룹 전체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걸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에 밀리기 시작한 저가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버리고, 고부가가치인 OLED로 변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OLED 패널은 시장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현재 300만~400만 대 규모인 세계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오는 2022년 1000만 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패널은 얇고 휘어지는 특성을 활용해 TV 외에도 자동차, 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로 용도가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