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유통업계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마트가 초저가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마트는 8월부터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대량 매입을 하거나 원가 구조를 개선해 상품 가격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 시장에는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가지만 남을 것”이라며 ‘초저가 상품’에 의지를 보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첫 번째 실험이다.

이마트는 먼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으로 와인, 다이알비누 등 30여 개 상품을 선보인다. 스페인에서 수입한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와 칠레에서 수입한 ‘도스코파스 까버네쇼비뇽’의 가격은 각각 4900원으로 시세 대비 약 60% 저렴하다. 미국 다이알비누와 바디워시를 각각 35%, 50% 낮춰 3900원(8개) 등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식품 건조기는 국내 유명 브랜드 대비 약 55% 저렴한 3만9800원에, 일렉트로맨 TV는 브랜드 TV보다 4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한 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

이마트는 초저가 상품 30여 개를 먼저 선보인 후에, 연내 2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내년 이후에는 500개까지 품목 수를 늘릴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올초 신년사와 임원회의를 통해 “초저가 전략을 다시 세우라”고 지시했다. 주력 계열사 이마트의 살길을 찾아야 했다. 쿠팡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에 밀리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가 구상한 해법은 ‘상식적이지 않은, 극단적으로 낮은 가격’이었다. 그것도 잠깐 하는 할인 행사가 아닌, ‘매일 초저가’를 구현하는 것이었다. 대형마트에 사람들을 불러들이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 지시 후 8개월 만에 첫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상시적 초저가 상품은 지난 26년간 이마트의 상품 개발 역량을 총집결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탄생한 상품”이라며 “연내 300개, 향후 500개로 초저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