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포스트 반도체’ 사업으로 추진하는 바이오 사업이 규모의 경제로 또 한 번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SK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관련 3개사로 합쳐 통합 법인을 만들고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과 함께 개발과 생산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주)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설립해 한국의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AMPAC을 통합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통합운영으로 시너지효과와 효율을 극대화해 2025년까지 CMO 사업 가치를 10조원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K㈜는 중간지주사인 SK팜테코를 두고 손자회사인 한국과 미국, 유럽의 3개 회사를 통합관리하는 구조로 CMO사업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SK(주)는 보유중인 SK바이오텍 주식과 SK바이오텍에서 넘겨받은 자산을 통합법인인 SK팜테코에 현물 출자한다. 통합법인은 내년 1월 출범 예정이다. 앰팩 최고경영자(CEO)인 아슬람말릭이 내정됐다.

SK(주)는 이번 통합법인 설립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시너지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의 브랜드 아래 통합 마케팅을 실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각 지역 CMO들의 운영을 최적화해 비용효율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SK가 보유한 ICT(정보통신기술) 역량을 CMO 사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갖추고, 추가 인수·합병(M&A)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최근 글로벌 CMO 업계가 대형 일감을 따내기 위해 앞다퉈 몸집을 키우는 추세로, 의약품 생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생산시설이 없는 신생 제약업체뿐 아니라 기존 대형제약사들도 전문 CMO에 기대면서 시장이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맞춰 SK㈜도 2017년 SK바이오텍 아일랜드, 2018년 AMPAC 인수 등으로 규모를 확대해왔다. 현재 생산규모는 100만ℓ로 글로벌 선진 사업자 수준이며, 내년 이후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CMO 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고령화 추세로 수요가 늘면서 성장 전망이 밝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까지 연 평균 7% 성장이 예상되며, 최근 3∼4년간 선도기업들은 매출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했다.

SK㈜의 CMO 사업은 영업이익률 연 20% 이상을 달성해왔고 지난해에는 CMO 사업 통합매출 4800억원이상을 달성했다. 이는 인수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SK㈜는 2025년 이후 CMO 사업 가치를 10조원선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M&A로 생산기지를 늘리고 연구개발(R&D) 경쟁력을 확보한 데 이어 통합법인 설립으로 시너지를 높이게 됐다"며 "통합법인 미국 내 상장과 글로벌 M&A 등과 같은 추가 성장 전략을 통해 글로벌 10위권 CMO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