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G 통합칩 ‘엑시노스 980’ 공개

삼성전자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이 4일 일본 도쿄 인터시티홀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재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를 목표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도쿄에서 반도체 기술 청사진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삼성이 반도체 미래 먹거리로 삼은 파운드리도 겨냥했단 점에서 ‘적지’에서 핵심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4일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5G 통신 모뎀칩’과 고성능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하나로 통합한 5G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80’을 공개했다.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퀄컴을 추격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4일 오후 1시 일본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 홀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19 재팬’ 행사를 열었다. 파운드리 포럼은 삼성전자가 주요 국가를 돌며 고객사나 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 청사진과 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는 미국, 중국, 한국에 이어 올해 4번째 여는 포럼이다.

포럼에는 삼성전자 정은승 사장을 비롯한 파운드리사업부 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정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전 세계 고객사들과 투명하고 신뢰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일본에서의 활동도 변함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포럼 핵심 발표(키노트 스피치)에서 일본이 한국에 1차 수출규제 조치를 가했던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과 관련한 설명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민감한 시기에도 일본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은 연초 발표한 ‘2030년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및 파운드리) 세계 1위’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서다.

삼성전자는 올 초 파운드리 사업부를 적극 육성,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1% 점유율로 TSMC(48.1%)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작년 말 기준 TSMC 점유율은 50.8%, 삼성전자는 14.9%였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TSMC와 5나노 양산 및 3나노 공정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7나노 양산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각각 2020년과 2022년을 목표로 5나노와 3나노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에는 ‘5나노 플러스(5㎚+)’ 미세공정 기술을 파운드리에 적용해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4일 공개된 5G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980’은 삼성전자가 선보이는 첫 번째 5G 통합 칩이다. 하나의 칩으로 두 개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높이고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 모바일 기기 설계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마케팅팀장 허국 전무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엑시노스 모뎀 5100’ 출시를 통해 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여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첫 5G 통합 모바일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980’으로 5G 대중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엑시노스 980’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연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