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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LG’ 키워드는 ‘제대로. 빠르게’

취임 2년차 구광모 회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고객가치 창출”
  • 구광모 회장(오른쪽)이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LG가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이와 화합하라는 의미에서 ‘인화(人和)경영’을 기치로 했던 과거와 달리 부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도려내고 미래먹거리 발굴에는 발빠르게 움직이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기술적 차별화를 위해 소송전도 불사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취임 후 처음으로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제대로·빠른’ 변화를 요구했다. `진격의 LG’로 불릴 정도로 공격적으로 변한 LG의 행보가 재계에서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LG가 달라진 배경에는 40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의 ‘젊은 리더십’이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구 회장은 만 40세에 그룹 총수가 됐다.

구 회장은 취임 첫 해에는 외부 행사에 거의 나서지 않고, 내부에서 경영 전략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그룹 안정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외 행사에도 적극 나서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물론 미·중 무역 분쟁, 글로벌 경제 저성장, 디스플레이 패널 및 모바일 등 주요 사업에 대한 중국의 공세 심화 등 대내외 환경의 변화 역시 LG의 공격적 변신에 원인이 되고 있다.

대내외 환경의 악화에 따라 LG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LG화학, LG전자,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등에서 실적이 감소했다.

주력 사업 집중도↑

구 회장은 취임 후, 비주력 사업 정리를 시작하면서 주력 사업 집중도를 높여왔다. LG 계열사들이 지난 1년간 중대형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혁신을 강조한 구 회장의 결단력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사업부를 매각했으며, LG전자 계열사인 하이엔텍과 LG히타치솔루션 매각도 추진됐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조명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철수를 확정했으며,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반대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 주식을 8000억원에 인수하고,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전장 조명 회사 ZKW를 1조4440억원에 사들였다. 아울러 빅데이터ㆍ로봇ㆍAIㆍ전장부품 등 미래사업 육성을 위해 지난 4월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벤처 캐피탈인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설립, 지금까지 5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

LG 특유의 순혈주의를 깬 파격 인사를 감행하면서 ‘세대교체’ 속도도 빨라졌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LG화학 최고경영자로 미국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했고, 홍범식 베인앤드컴퍼니 대표를 지주사 경영전략팀으로,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을 자동차부품팀장으로 발탁했다. 또, 지난 16일 LG디스플레이는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새 CEO로 선임했다.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도 진행됐다. LG는 지난 3월부터 LG경제연구원이 매월 국내외 경영 환경 변화와 산업 트렌드, 사회 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럼 주제를 정하고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심층 토론을 진행하는 ‘LG포럼’을 매월 열고 있다.

‘디지털 포메이션’ 가속화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

구 회장은 지난 24일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 인식과 변화 가속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에 앞으로의 몇 년이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이날 LG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경영진은 사업모델을 송두리째 혁신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과 콘텐츠를 추천하는 LG유플러스 마케팅 사례 등이 공유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 조직, 사업 모델 등을 전반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활용해 기존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권영수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최근 LG디스플레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정호영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소송전 감행…TV·배터리는 ‘LG의 자존심’

LG는 최근 계열사들이 경쟁사들과 전쟁에 가까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부터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이슈로, LG전자는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와 TV화질 이슈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삼성 TV 화질이 국제 기준에 못 미쳐 8K(가로 화소수 약 8000개)가 아니라’며 삼성전자의 QLED 8K TV 신제품을 공개적으로 분해하고 부품을 뜯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의 TV 광고를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신고했다.

LG전자는 또 지난 25일 아르첼릭, 베코, 그룬디히 등 터키 코치그룹 가전 계열사 세 곳을 상대로 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업들이 유럽에서 판매 중인 양문형 냉장고가 LG전자의 독자 기술인 ‘도어 제빙’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골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형사고소까지 했다. 4월 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배터리 관련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5월 국내에서도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SK이노베이션을 고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이후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라며 “그룹 문화의 변화를 통한 새로운 LG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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