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627억원 규모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롯데-KDB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이번 투자조합은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법인인 롯데액셀러레이터 설립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미국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같은 세계적 창업보육기관을 만들겠다는 신동빈 롯데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롯데에 따르면, 이번 펀드출자에는 롯데쇼핑·롯데GRS·롯데하이마트·롯데홈쇼핑·코리아세븐·롯데면세점·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정보통신·롯데액셀러레이터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KDB산업은행이 참여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외부 투자사와 함께 조합을 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펀드 결성으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총 1000억원 규모의 운영자산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6월 각각 272억원, 21억원 규모의 ‘롯데스타트업펀드1호’와 ‘롯데사내벤처펀드1호’를 조성한 데 이어 이번 펀드 결성으로 투자 범위가 기존 초기 투자에서 성장 궤도에 진입한 스타트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는 펀드를 통해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초기 벤처 종합지원 프로그래임인 ‘엘캠프(L-Camp)’에서 육성한 스타트업들을 선별해 후속 투자하는 것은 물론, 유통플랫폼, O2O(온오프라인 연계), 물류 부문 등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옴니채널 구축과 e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해 온 롯데는 해당 분야 육성을 위해 전문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펀드 결성을 추진했다. 롯데는 투자와 더불어 롯데그룹의 광범위한 소비자 유통채널 및 물류시스템을 연계해 다방면으로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시아, 유럽 등 해외에 진출해있는 그룹사를 통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돕는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이번 펀드뿐만 아니라 화학, 식음료, 문화 콘텐츠 분야에 집중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진성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는 “이번 재원 확보를 통해 우수한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함으로써 오픈이노베이션의 긍정적인 사례들을 꾸준히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2월 창업보육법인으로 설립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지원해 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 8월 이스라엘을 방문,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을 만나 이스라엘의 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정부 관계자들과의 미팅에 이어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스타트업과 신기술 업체, 연구소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롯데와의 시너지 창출 및 벤치마킹 방안을 모색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