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이종우의 주간증시] 바이오 주가, 종목별·개발단계별 움직임 보여

  • 코스피가 18.10포인트 하락한 2028.15로 장을 마감한 10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에도 주중 주가 소폭 하락

지난주(10/4~10/10) 주식시장은 거래소와 코스닥이 따로 움직였다. 코스피가 3.7포인트 하락한 반면 코스닥은 비교적 큰 폭인 10.2포인트 상승했다. 핵심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됐는데 매출액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예상치를 소폭 하회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생각보다 괜찮게 나온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NAND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줄어 반도체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거란 기대가 높아진 건데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DRAM은 가격 하락이 좀 더 진행될 수 있지만 서버 수요 개선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라 시장이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10일부터 이틀간 미중 무역협상이 열리는데 의미 있는 합의가 어렵고 농산물 구매 등 비핵심적인 부문을 중심으로 소규모 합의에 그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지적 재산권을 포함한 핵심 사항에 대해 중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중 파월 연준의장이 미국의 고용과 물가 등 경제 상황이 양호하지만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등 위험 요인도 있다고 얘기했다. 어떤 한쪽으로 치우쳐 금리 정책을 가져가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달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긴 했지만 절대 다수의 찬성을 얻지 못해 향후 금리 정책을 펴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장에서는 10월에 미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는데 이게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금리를 내리기 힘들면 조만간 연준이 금리 동결에 대한 신호를 줄 텐데 시장이 금리 인하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다. 외국인이 3833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주에 이어 주중 나흘간 매도로 일관했는데 삼성전자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후에도 매매 패턴이 바뀌지 않았다. 특정 종목보다 한국 시장에 대한 회의가 커진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바이오 주가 급등. 매매패턴 변화가 눈에 띄어

헬릭스미스라는 바이오 업체가 있다. 9월초에 그 동안 시행해 왔던 임상 3상이 결론을 내는데 실패하자 주가가 6만원대로 떨어졌다. 10월에는 반대로 움직였다. 해당 임상실험에 대한 안정성이 입증됐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다시 10만원을 회복했다. 단기에 엄청난 변동을 겪은 것이다. 한때 주가가 1만원 밑으로 떨어졌던 신라젠 역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며칠 만에 2배가 됐다. 에이치엘비 역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가 유럽종양학회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으로 급등했다. 이 모든 게 한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런 변화 덕분에 코스닥 시가총액 20위내에 있는 7개 바이오 업체의 주가가 지난 8월말에 비해 평균 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 4%의 8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바이오가 코스닥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에 바이오 주가가 움직이는 과정에는 과거 볼 수 없었던 몇 가지 현상이 벌어졌다. 우선 개별 기업 재료에 의해 업종 전체가 움직이던 상황이 마무리됐다. 코오롱의 인보사가 문제가 됐을 때 바이오 주식이 움직이던 형태와 헬릭스미스가 문제됐을 때 움직이는 형태는 차이가 있다. 인보사 때에는 바이오 업종 전체가 한꺼번에 떨어진 반면 헬릭스미스는 혼자만의 하락으로 끝났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주가 하락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많은 악재가 주가에 반영되다 보니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진 것이다. 임상 실패 등 비슷한 악재가 여러 번 나와 악재에 대한 내성이 커진 점도 반응이 달라진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바이오 투자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그 동안 바이오 투자는 항암제, 면역항암제, 병용투여, 세포치료, 플랫폼 등 종류별로 움직여 왔다. 그러다 보니 항암제 개발사 중 하나만 임상에 실패해도 그 영향이 항암제 개발사 전체에 미쳤다. 앞으로는 제품 종류보다 개발 과정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신약 하나가 나오려면 연구, 임상, 생산, 허가, 영업마케팅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정 기업이 이중 어디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주가가 달라진다. 선진국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한 기업, 선진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한 기업, 선진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기업은 각기 상황에 맞게 주가가 움직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임상실험에 성공했다는 사실보다 마케팅을 통해 실제 개발된 제품이 어느 정도 시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해 주가가 움직이는데 이제 우리 바이오 주가도 그런 형태로 바뀐 것이다.

바이오 주가가 하락이 끝나고 주가를 평가하는 방법도 달라졌지만 아직 본격 상승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 이번 상승은 주가가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인데 반등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오르는 주가를 따라가면서 매수할 필요는 없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19년 11월 제2803호
  • 이전 보기 배경
    • 2019년 11월 제2803호
    • 2019년 11월 제2802호
    • 2019년 11월 제2801호
    • 2019년 10월 제2800호
    • 2019년 10월 제2799호
    • 2019년 10월 제2798호
    • 2019년 10월 제2797호
    • 2019년 09월 제2796호
    • 2019년 09월 제2795호
    • 2019년 09월 제2794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암스테르담 ‘자전거’여행 암스테르담 ‘자전거’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