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소수 정예 핵심 인재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핵심 인재를 양성해 LG의 미래를 맡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지난 1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올해부터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각 계열사의 추천을 받아 미래사업가 후보로 육성하고 있는 선임 및 책임급 핵심 인재 100여명을 직접 만났다. 구 회장의 공개 행보는 8월 말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기술 등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3대 핵심 과제를 집중 점검한 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성장을 위해, 그리고 우리 고객을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이 LG의 미래라는 것을 꼭 기억해달라”며 “여러분이 사업가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의미있고 용기있는 도전을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구 회장은 미래 인재에 유난히 공을 들이고 있다. 4월에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LG테크컨퍼런스에서 미래 인재들을 직접 만나 인공지능(AI)·바이오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구 회장이 공을 들여 키우고 있는 미래사업가는 올해 초 LG가 젊은 인재를 발굴해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육성하기 위해 신설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핵심 인재들이다. LG는 사업가 마인드와 스킬 교육, 선배사업가로부터의 코칭과 멘토링은 물론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혁신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도전 과제 수행 등 사업가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신규 사업 발굴 및 사업화 진행 등을 수행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 강화하는 한편 실전 사업 감각을 익힐 기회를 부여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구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핵심 화두다. 구 회장은 지난달 취임 이후 가진 첫 사장단 워크숍에서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LG는 미래사업가로 육성할 핵심 인재들을 위해 외부 사업가를 초청해 환경 변화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미래 사업가로 준비해야 할 역량을 구체화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실제 업무 현장에서도 사업가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과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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