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래엔 자동차 50%, 플라잉카 30%, 로보틱스 20% 생산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앞으로 현대차에 변화가 더 많아질 것이다. 지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조직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선언하면서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만들겠다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했다.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 1200여명이 참석한 ‘제3회 타운홀 미팅’의 주제는 ‘변화’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1시간 동안 격의 없이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소통과 공유를 목적으로 도입한 타운홀 미팅은 지난 3월과 5월 ‘자율복장’과 ‘미세먼지 저감’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세 번째 자리에 정 수석부회장은 처음 참석했다. 타운홀 미팅은 주요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회의방식이다.

이날 직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조직의 변화와 회사의 미래에 대해서 정 수석부회장은 “갑자기 과격하게 변화하면 피로할 수 있지만, 필요에 의해 변화하는 중이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능력을 200~300% 발휘하도록 하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정했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연구개발(R&D) 등에 약 30조6000억원, 모빌리티ㆍ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에 약 14조7000억원 등 총 4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계속해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미래에는 자동차를 50%, PAV(플라잉카)를 30%, 로보틱스를 20%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그 구조 안에서 서비스를 주도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의 핵심 키워드로 ‘사람’을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해 “공간적, 시간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일”이라 설명하며 “단순 이동을 넘어 주변의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셀카를 찍자는 직원들의 요청에 함께 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정 부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변화는 출·퇴근 시간에서 점심시간 유연화, 복장 자율화, 타운홀 미팅 등을 거쳐 일련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타운홀 미팅 역시 과거 현대차그룹에선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경직된 기업문화 이미지를 걷어내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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