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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규제에다 기존 업계와 충돌로 제 자리 걸음…규제 샌드박스로 해결해야

‘타다’ 기소로 본 한국의 공유경제 현 주소
검찰의 차량호출서비스 '타다' 기소는 한국의 미래 경제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공유경제’가 국내에서는 불법 논란에 첫발조차 떼기 힘든 현실을 보여주면서다. 혁신이 기존 사업자들의 저항감에 더해 과도한 규제로도 발목이 잡히자 세간의 비판은 정부를 향했다. 정부가 혁신의 전제조건인 제도 재정비와 갈등 조정의 역할을 하는 데에 미흡함을 노출시켰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버·카카오 이어 타다까지

검찰이 지난달 28일 타다를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타다가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했으며, 인력업체로부터 파견노동자를 알선 받아 그들을 사실상 관리·감독했다는 혐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파견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 곳곳에선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과도한 규제가 공유경제에 기반한 혁신 신산업을 정체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머지않아 법안 중심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타다와 유사한 서비스인 ‘파파’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혁신벤처단체협의회가 지난 4일 성명을 냈다. 협의회는 “‘타다’ 서비스에 대한 검찰의 기소 결정이 향후 신산업 창업 및 혁신동력을 중단시킬 수 있다”며 “공유경제와 모빌리티 산업 등 수년간 우리나라에 등장한 신산업들은 번번이 기득권과 기존 법의 장벽에 막혀왔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같은 비판이 최근 특히 거세진 것은 일종의 기시감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유경제가 규제에 가로막혀 자리잡지 못한 게 수년째다. 불과 약 4년 전인 2015년 3월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국에 진출한 우버 택시가 법원의 불법판결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우버코리아 테크놀로지 및 MK코리아 등의 회사 대표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승차공유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타다에 앞서 카카오 카풀이 출범을 철회했다.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에 맞닥뜨려서다. 중재기구로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까지 꾸려졌지만, 결론은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운행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한다고 도출됐다. 결국 카카오는 사업을 접기로 했다.

비단 승차 서비스만의 사정도 아니다. 세계적 숙박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도 한국에서 불법이다. 특히 에어비앤비는 이런 국내 현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이 업체는 “한국은 숙박공유를 위한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유숙박 제도의 합리적인 방안 도출을 위한 원칙들을 제안했다.

에어비앤비는 “한국의 상황과 다른 정부의 모범사례들을 참고했다”며 “분명하고 일관성 있으며, 단계적이고 차별화된 정책적 토대와 함께 고객 친화적인 간편 등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음성원 에어비앤비코리아 대변인은 “숙박공유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 체계가 있으면 더 많은 이들이 적정 가격으로 한국에 머물러 관광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도 알고 있는 공유경제 효과 지난 2012년 수많은 여행객들이 여수박람회를 찾았다. 그러나 여수시내에는 호텔 등 숙박시설이 충분하지 않았다. 당시 숙박 수요는 초과상태에 달했는데, 국내 숙박공유 플랫폼인 비앤비히어로가 이를 도왔다. 이 업체는 유휴주택 또는 빈방 보유자를 여행객과 연결함으로써 호텔 8개 규모의 숙박서비스를 신규 공급했다.

이 같은 전례가 있었던 만큼 정부도 공유경제 활성화에 따른 긍정적 파급효과를 익히 경험했다. 다만 특정 업계 및 계층의 눈치를 못 이기는 과도한 정파성이 과도한 규제를 낳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 약화돼 사회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정부는 당시 “공유경제는 전 세계적인 시대적 흐름으로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공유경제 시장의 규모가 2017년 186억 달러에서 2022년 402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도 아직은 시장이 작지만 20~30대의 참여도가 높아 향후 수요가 늘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2015년 ‘공유경제 관련 제도개선방안연구’ 최종 결과에서 KDI는 공유경제가 안착하기 전까지는 자산의 시장가치 증가효과와 생산의 감축효과가 부딪히는 까닭에 경제성장이 촉진될지는 미지수로 진단했다. 다만 공유경제가 안착한 후에는 시장가치가 증가 및 효율성 전이 효과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촉진될 것으로 봤다.

多규제에 정부·국회 엇박자까지 공유경제 '역주행’

당장 개선이 요구되는 규제들은 다양하다. ‘혁신벤처단체협의회’(협의회)는 “공유경제와 모빌리티 산업 등 수년간 우리나라에 등장한 신산업들은 번번이 기득권과 기존 법의 장벽에 막혀왔다”며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환경을 조속히 현실화하거나, 관련 신산업의 입법화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공유경제가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명확하다. 사방이 규제다. ‘허용하는 것 빼고는 다 안 되는’ 정부의 포지티브 규제에 혁신은 갇혀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정부는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대책만 내놨을 뿐 추진 과정은 소극적이다. 특히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공유경제 관련 법안이 통과된 것은 ‘제로’ 수준이다.

인공지능(AI) 및 바이오, 핀테크 산업 등 신산업 육성의 토대가 되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역점 과제로까지 선정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법안이 계류 중이다. 암호화폐 산업 제도화를 위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IT 전문 로펌인 테크앤로의 2017년 조사를 보면 누적 투자액 기준 세계 100대 스타트업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최소 13개는 불법이 되고 44개도 조건부로만 영업을 할 수 있다. 투자금액으로 보면 무려 70%가 한국에선 금지 대상인데 주로 모빌리티 숙박 의료 핀테크 데이터 이용 등 분야다.

국내 공유숙박 분야 플랫폼도 기존 업계와 신규 사업자간 이해 충돌 문제로 신규 서비스 출시가 사실상 막혀있다. 2011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도입된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제도는 도시에서 외국인 관광객만 공유숙박(민박)이 가능토록 했다. 도시에 있는 민박집이 내국인을 받으면 불법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공유숙박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국인도 도시 민박을 허용하는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수년째 국회에서 계류되어 있다. 이에 국내 공유숙박 플랫폼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고, 내국인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에어비앤비’같은 글로벌 공유숙박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재자이자 시장 관리자인 정부의 역할도 미흡하다. 국내에서 공유사업을 하려면 ‘기득권’이라는 높은 관문을 넘어야 하는데, 당사자끼리의 합의 도출 후 입법 형태로 진행되다보니 갈등은 지속된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업계의 부담을 공유하고. 기존업계 피해최소화 등의 주도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 정립이 필요하다. 공유경제는 경제적 구조의 진화와 함께 사회적 합의, ‘상생’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희망이 있는데 규제 샌드박스가 그 해법이 될 수 있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는 네거티브 규제(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방식)가 가능하게 하고 그 다음에 제도화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美은 규제 완화, 유럽은 책임 강화

미국·유럽 등은 공유경제가 갖는 잠재력과 소비자 보호,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 등을 고려해 ‘지역 단위’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제도적 보완책을 수립하고 있다.

유럽은 기존 경제주체들과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공유경제 분야에 대한 시장 진입과 책임 요건 강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역시 공유경제를 경제 성장과 고용 활성화 등의 측면에서 기존의 경제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하고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숙박공유 서비스의 경우, 숙박일수를 제한한다. 내·외국인 사이의 이용을 차별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주인 거주 시 일수 제한 없이 가능하지만 전체 대여는 연 90일이다. 뉴욕 역시 주인 거주 시 일수 제한 없이 가능하지만 전체 대여는 불가능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주인 거주 시 일수 제한 없이 가능하고, 전체 대여는 연 60일이다. 런던은 연 60일, 프랑스 파리는 연 120일, 일본은 연 180일 등이다. 벨기에의 경우 지방당국 및 같은 건물 내 다른 집주인에게 동의 등을 받도록 하고 있다.

차량 공유에 대한 대응은 국가 간 차이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난다. 미국 캘리포니아·일리노이·메사추세츠·네바다·위스콘신주는 승차 공유 업체의 허가증 구매와 손해배상보험 가입, 기사 이력 조회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채택했다. 일본에서는 카풀 운전자에게 요금 대신 기름값 등 실비를 주는 방식을 허용하는 등 차량 공유 서비스를 도입은 하되, 정부가 적절한 규제를 가해서 기존 택시 사업자들과의 공생이 가능한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우버 서비스를 합법화하며 택시 업계엔 요금 자율화로 숨통을 틔워줬다. 호주에서는 우버 호출 시 승객은 1달러의 부담금을 5년간 부담, 2억5000만달러의 펀드를 조성해 택시업계를 위해 사용하는 등 혁신사업의 고통을 부담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불법’으로 보고 허가에 필요한 자격·책임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차량 공유에 대해 택시 등 기존 차량 서비스와 달리 운전자가 각 주행 이후 자신의 차고로 복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 1월 24일 아예 차량 공유 서비스의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우버·카비피(Cabify) 등 스마트폰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최소한 탑승 전 승차대기 시간을 최대 1시간가량으로 늘리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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