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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제련소 조업정지? “경제는 어떻게…”

‘환경’과 ‘경제’ 사이의 딜레마
㈜영풍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의 거취 문제는 단순치가 않다. 일대 환경오염 논란이 수년째지만 환경 분야 특성상 관련조사의 결과를 명확히 하기 힘든 데다, 폐쇄 시 지역의 존립 및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제련소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경북도에 권고했어도 현실화가 쉽지 않은 이유다. 관련 처분을 요구하는 환경단체의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경북도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영풍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vs ‘근거 부족’

지난달 환경부는 ‘낙동강 상류(영풍제련소∼안동댐) 환경관리 협의회’의 연구결과 등을 중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석포제련소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설치한 제2공장의 차수벽은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또한 2공장 내부 지하수 수질분석 결과 검출된 카드뮴은 지하수 공업용수 기준의 6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물 등의 카드뮴, 아연의 농도도 제련소를 기점으로 급증했다. 제련소 상류 하천물의 카드뮴 농도는 0.20㎍/ℓ, 하류에서는 5.56㎍/ℓ가 검출됐다. 아연 농도도 제련소 상류에서 26㎍/ℓ, 하류 지점에서는 171㎍/ℓ로 높아졌다. 하천물의 중금속 농도가 제련소를 지나면서 오른다는 의미다.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장 일대에서 검출되는 중금속 농도가 기준치를 상회한다는 지적과 함께 2015~2016년 해당 지역에 대한 주민 건강영향조사 등이 실시된 적도 있다. 또 환경부는 지난 4월 석포제련소의 물환경보전법 위반 등을 이유로 관할 지자체인 경북도에 ‘4개월’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석포제련소는 영남 지역의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했다. 그런 만큼 오염물질 배출 등에 있어서 특히 주의가 요구되지만, 이같은 논란의 영향으로 일부서 이전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석포제련소 폐쇄를 위한 법률대응 비용 모금운동까지 전개하는 등 ㈜영풍을 강하게 몰아세우고 있다.

문제는 석포제련소가 폐쇄해야 할 만큼 환경오염에 미친 영향이 큰 지 확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련소 일대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나쁜 건 사실이나, 그 원인을 전부 석포제련소에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석포제련소와 멀지 않은 안동댐 상류지에는 52곳의 휴·폐광산과 3개의 가행 광산이 있다. 또한 안동댐은 70만평이 넘는 농작지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식수원 근방에 제련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지만, 엄밀히 말해 그 일대 환경오염의 원인이 제련소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폐광산 광미(광물찌꺼기) 등 각 요인들의 기여도가 중요한데, 한때 ‘산업의 역군’ 칭송을 받던 곳이 시대가 바뀌었다고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오명과 함께 쫓겨나듯 이전하는 건 곤란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탓에 이번 환경부 조사결과 발표의 적절성을 지적하는 시각도 일부 있다.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현황발표가 이뤄진 것을 두고 주무부처가 여론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환경부 조사결과를 보면 석포제련소 외 요인들에 대한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경제는 어쩌나…” 주민들 우려

환경부 권고에 따른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 처분은 아직이다. 석포제련소의 관리·감독 지자체인 경북도가 관련 처분이 적정한 지를 두고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영풍의 요구에 따라 진행된 행정처분 불복 청문회 당시 정부가 법령 해석을 잘못했다는 지적을 반영해 이같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경북도가 환경문제와 경제문제 사이에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대규모 제련은 단순 공산품 생산과는 달라 각 공정을 중단하고 새로 가동하는 데에 드는 기간만 2개월 정도다. 제련소에 대한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사실상 문 닫으라는 소리’로 해석하는 목소리의 배경이다.

특히 석포제련소가 소재한 봉화군의 전체 인구는 약 3만3000명에 불과해 앞으로 30년 이내에 지역 소멸 위기가 높은 지역 중 한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400여명이 일하는 석포제련소가 가동을 멈출 시 지역경제 치명상은 불가피하다. 제련소만 바라보는 인근 상인들의 상황까지 고려하면 해당 지역 일자리 1200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내 산업계 우려도 크다. 석포제련소는 국내 아연 생산량 1위다. 현대제철, 대우조선해양 등이 이들로부터 아연을 공급받고 있다. 석포제련소가 가동을 멈추면 여러 대기업도 함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납품받는 기업들이 대체재를 찾기도 어렵다. 석포제련소가 생산하는 아연은 장기 계획 시스템에 따라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논란은 일반적인 경우와 양상이 다르다. 통상 문제가 된 공장의 이전 요구는 지역주민들로부터 나오는데 이는 그와 정반대다. 봉화군 주민들은 지역경제 등을 고려해 석포제련소가 그대로 남아주길 바란다. 석포제련소 폐쇄를 요구하는 환경단체와 그에 반대하는 봉화군 주민들 간 맞불집회가 벌써 수년째다.

경북도는 법 위반 여부 외에는 전혀 고려하는 바가 없다고 반론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석포제련소는 이전은 물론 조업정지만 돼도 지역경제에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환경부 권고에 대한 유권해석을 법제처에 맡긴 것은 그와 관련한 사항들을 고려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려 4개월 간의 조업정지인 만큼 바로 행정처분이 이뤄지면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한편 소송이 진행될 경우도 준비하고자 관련 법을 엄격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봉화군 지역 내에서도 여론이 엇갈리지만 지자체로서는 법 위반 여부만 파악할 뿐”이라고 부연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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