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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업황 호전 기대·외국인 매수로 반도체株 상승

  • 코스피가 1.80 포인트 오른 2196.56으로 장을 마감한 1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
2주에 걸쳐 주가 크게 상승

지난주(12/13~19)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코스피가 59.2포인트 올라 2주 사이에 6% 가까운 상승을 기록했고 코스닥 역시 10.9포인트 올랐다. 13일에 미-중 무역협상 1차 타결이 이루어졌고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으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해소돼 주가가 1.5% 상승했다. 17일에도 1.2% 올랐는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반도체 주식을 집중 매수한 덕분이었다. 미중 무역협상은 관세 인하와 농산물 수입을 맞바꾸는 형태로 1차 타결이 났다. 내용을 보면 분쟁 과정에 미국이 중국산 제품 2500억달러에 부과했던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지만, 남은 1200억달러에 대해서는 기존 15%의 관세율을 7.5%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12월 15일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추가관세는 취소했다. 관세 인하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국은 2년동안 32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주기로 했다. 이외에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농업, 금융 서비스, 통화 및 환율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지만 내용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합의 당일 주가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움직였다. 아시아시장이 가장 많이 올랐고 유럽, 미국이 그 다음이었다. 아시아는 타결이라는 행위 자체에, 유럽과 미국은 타결 내용에 반응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시장이 오르지 못했던 부분은 협상 타결 2일째에 반영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무역분쟁 타결의 영향이 생각만큼 크지는 않았다. 주중반 이후 선진국시장에서는 재료가 소멸됐다. 무역협상이 처음에는 악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재로 바뀌어 주가에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10월에 1차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고 여기에 미국에서는 금리 인하가 더해지면서 타결소식이 있기 전에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반영을 부인할 수 없다. 외국인이 주중 1조 476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13일과 16일에 각각 5000억 넘게 주식을 사들여 주간 큰 폭 순매수의 신호탄이 됐다. 매수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미국에서 반도체 주가가 상승한 영향도 있지만 대만의 TSMC가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커져 우리 반도체 주식의 저평가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주식들이 한 주 내내 크게 올랐다.

업황 호전 기대와 외국인 매수로 반도체 주가 상승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올라온 게 이유다. 12월 9일 이후 반도체 현물가격이 10% 넘게 상승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있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이번은 그 때보다 상승 동력이 더 강하다. 7월에는 일본의 제재로 반도체 소재 수급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막연한 걱정이 동력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요 증가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립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상승이 오래 갈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서버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점도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서버 D램의 경우 4분기는 3분기와 비슷하거나 2~3% 하락하겠지만 내년 1분기는 소폭 상승할 걸로 예상된다. 낸드 역시 4분기에는 가격이 2~3% 오르는데 그칠 수 있지만 내년 1분기는 1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는 경향성이 강한 업종이다. 그래서 한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상당기간 계속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가동률이 항상 100%를 유지할 수밖에 없어 가격이 오르더라도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은 지난 7월같이 공급 갈등에 의해 가격 상승이 발생한 게 아니어서 가격이 곧바로 하락하는 일은 없을 걸로 보인다.

문제는 주가다.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모르겠는데 이미 사상 최고치까지 상승해 업황 개선의 상당 부분이 주가가 반영됐다. 따라서 업황이 좋아지더라도 더 올라갈 부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동안 반도체 주가는 강한 선행성을 보여왔다. 2017년 1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당시에는 업황이 나빠질 거란 신호가 어떤 곳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다. 상황 변화를 먼저 예측해 주가가 움직인 건데 이런 특성 때문에 주가가 업황과 동떨어져 움직이는 게 아닌가 의심을 받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더라도 상승 사이클이 2016~17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할 걸로 보고 있다. 이런 상태인 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으니 추가 상승이 어렵지 않겠나 의심받는 게 당연하다. 가격과 관련해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또 하나 있다. 대형주 주가는 한번의 고점으로 상승이 마무리되지 않는다. 포스코의 대세 상승이 끝나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2007년 10월 70만원을 돌파했다가 1년만에 50% 하락한 후 다시 1년에 걸쳐 70만원까지 올라오고 난 다음 하락추세로 기울었다. 두 번의 고점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차도 비슷하다. 2011년에 30만원 가까이 올랐던 주가가 한번 후퇴한 후 다시 전고점 부근까지 올라오는 과정을 겪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된 만큼 내년에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한 주가가 추가 상승하기 힘들 수 있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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