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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이란 문제로 주가 요동... 삼성전자 신고가

  •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오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4포인트(1.63%) 오른 2186.45로 종료했다. 연합
이란 문제로 주가 큰 변동... 삼성전자 사상 최고치 경신

지난주(1/2~1/9) 주식시장은 코스피가 10.8포인트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8.1포인트 하락했다. 전체를 종합한 등락은 크지 않았지만 내용은 변동이 심했다. 하루걸러 하루씩 주가가 1% 넘게 오르거나 내릴 정도였다. 주가가 이런 모습이 된 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때문이다. 3일 장중에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폭사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포인트 넘게 상승하고 있던 주가가 순식간에 보합까지 떨어졌다. 그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져 주가가 21포인트 하락했다. 반전은 7일날 벌어졌다. 미국시장이 중동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우리 시장에서도 6일 하락했던 만큼 상승해 공간을 메웠다. 8일 또 한번의 반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아시아시장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군사적 대응보다 경제적 제재로 응수하겠다고 얘기했고 다음날 주가가 상승했다.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시장을 지배한 재료였다면 삼성전자는 시장을 지배한 종목이었다. 8일 삼성전자의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다. 시장 예상치 6조5000억원보다 훨씬 많은 7조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당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2500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그 영향으로 9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미국 반도체 주가 상승의 영향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주가가 2019년에 배 이상 상승해 대만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렸고 그 영향이 삼성전자까지 전해졌다. 반도체 주가가 올랐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기업실적과 주가의 차이가 마음에 걸리는데 올해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익이 증가하더라도 삼성전자 연간 이익은 35조에 지나지 않는다. 직전 최고 주가 때 연간 영업이익이 60조에 육박했던 걸 감안하면 주가가 너무 높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이익의 절대 수준은 과거보다 못하지만 방향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황이어서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는 논리로 돌파하고 있다. 외국인이 9173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투자자는 1조 4126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투자자가 주중 계속 주식을 내다 팔았는데 연말에 주식을 매수해 배당을 확정한 후 이듬해 1월 해당 주식을 매도하던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란간 분쟁 가능성 높지 않아$ 주가 영향도 줄어

새해 시작부터 주식시장이 격랑에 휩쓸렸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있을 때마다 국내외 시장이 요동쳤다. 작년 한 해 내내 미중 무역분쟁에 시달렸던 시장 입장에서 이란과 미국간 갈등이 올해 시장을 지속적으로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한 결과다. 지난 30년간 중동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주가가 크게 움직인 경우가 두 번 있었다. 첫째는 1990년 걸프전 때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이 중심이 된 다국적군이 개입해 전쟁이 벌어졌다. 주가는 이라크의 침공 직후 떨어져 오랜 시간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렀다. 다국적군의 구성이 완료되고 중동으로 병력 이동이 이루어지자 조만간 전쟁이 마무리될 거란 기대가 형성되면서 주가가 올랐다. 둘째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다. 9^11테러가 발생하고 1년 반만의 일인데 개전 한달 만에 미국이 바그다드를 점령하면서 전쟁이 끝났다. 주가는 공습이 이루어진 첫날부터 오르기 시작해 2007년 말까지 4년동안 상승했다. 당시 우리 시장도 700에서 2000까지 올랐다. 똑 같은 지역에서 동일한 상대와 벌인 전쟁인 데에도 불구하고 모습이 이렇게 달랐던 건 처해 있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다. 걸프전 때에는 세계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았다. 1980년대 호황이 끝나고 1990년대 경기 확장으로 넘어가는 중간 기간이었는데 주가 역시 경기 둔화 때문에 좋지 않았다. 반면 2003년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6개월 가까이 오른 후다. 주가도 IT버블 붕괴와 9^11테러를 겪으면서 크게 하락해 굉장히 낮은 상태였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과 이번 이란과 미국의 충돌은 장기 악재라는 점이 비슷할 뿐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무역분쟁은 경제적인 사건이다. 주식시장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꾸준히 반영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작년에 무역협상이 중간에 틀어지거나 반대로 타결 가능성이 높아질 때마다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졌었다. 반면 이란과 미국의 충돌은 정치적인 사건이다. 정치적인 사건은 이벤트가 발생한 시점에는 주가가 강하게 영향을 주지만 곧 조용해진다. 주식시장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못하고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에 그친다. 지난주로 이란과 미국간 갈등의 초기 상황이 끝났다. 앞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두 나라 모두 전쟁을 할 처지가 안되기 때문이다. 선거를 열 달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긴장을 높이는 것과 실제 전쟁에 나서는 건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란도 대응카드가 마땅치 않다. 미국이 석유 수출국으로 올라선 상황이어서 미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줄여봐야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그래서 당분간 불안한 균형이 유지될 걸로 보이는데 그럴수록 주가의 반응은 약해질 것이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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