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해군PX 260곳 입찰에 편의점업계 경쟁 치열할 듯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GS25 파르나스타워점 전경.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새해가 되면서 기존 입찰 계약이 끝난 대규모 매장을 거머쥐기 위해 편의점들의 몸집 불리기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최근 있었던 지하철 7호선 편의점과 오는 6월 앞둔 해군PX 매장 입찰 모두 외연 확장을 통한 점포수 증대와 홍보 효과 등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의견이 우세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철 7호선, GS리테일이 다시 품어…업계 1위 공고해져

GS25는 지난달 13일 지하철 7호선 편의점 사업권을 재낙찰받았다. 이로써 지난 10년간 운영해 온 고속터미널·군자·건대입구역 등 지하철 7호선 매장 40곳을 앞으로 5년 더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임대료는 5년간 총 211억여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CU를 밀어내고 얻은 점포수 1위 자리는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7호선 편의점 브랜드전문점 임대차’ 입찰에서 최고가인 275억2738만5600원을 써냈다. 최저 입찰가보다 약 64억원 높은 금액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GS25로부터 1위를 빼앗긴 CU가 보다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해 11월 기준 편의점 운영 점포 수는 GS25가 1만3899곳, 17년 동안 1위를 유지해오던 CU가 1만3820곳, 세븐일레븐이 1만5곳, 이마트24가 4438곳으로, 1·2위인 GS25와 CU의 점포수 차이가 79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점포수 1만개를 넘어선 세븐일레븐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위해 점포수를 늘리고 있는 이마트24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본게임이던 입찰에는 GS25와 세븐일레븐만이 등장했고, CU와 이마트24는 자취를 감췄다.

업계에서는 운영 시간 제한과 높은 임대료 등 지하철 편의점이 지닌 단점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모양새만 커질 뿐 득이 없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오는 6월 치를 2라운드인 해군매점(PX) 입찰의 덩치가 더 큰 만큼, 진검승부는 이때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높였다.

결국 여러 변수가 작용했던 지하철 7호선 편의점 입찰의 결과는 GS25에게 돌아갔다. 지난 10년에 이어 향후 5년 동안 다시 지하철 7호선 편의점의 주인이 된 GS25 측은 “외연 확장보단 개별 수익성을 고려해 사업권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260개 매장 걸린 해군PX 입찰…CU, 1위 탈환 노릴까

지하철 7호선 편의점 입찰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마무리되자, 오는 6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해군PX가 사실상 편의점들 간 덩치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사업권은 현재 GS25가 국군복지단으로부터 위탁받은 형태로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해군PX 역시 수익성은 낮지만, 업계는 점포수가 260개에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를 차지하는 기업은 상당한 매장 점유율을 한 번에 높일 수 있어서다.

여기에 해군 매점을 확보하면 민영화 가능성이 있는 육군 PX 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다수 업체들의 적극적인 입찰 참여는 불 보듯 뻔한 결과란 전망이 이어진다. 육군 매장 규모는 해군보다 약 8배 많은 최소 5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 번에 260개의 해군PX 매장을 독점할 경우, GS25와 CU의 순위는 또 한 번 뒤집어진다. 지난해 점포수 1만개를 돌파한 세븐일레븐은 보다 안정적인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 또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경우, 매장 수를 늘릴수록 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4400여곳인 이마트24 점포는 5000곳에 이를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표적인 편의점 브랜드인 GS25와 CU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무조건적인 외연확장보다는 실속 있는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CU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뤘기 때문에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고 있다”며 “점포 수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S리테일 역시 “점포 수보다는 영업이익이나 점포당 매출 등 수익성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리하게 점포를 확장하는 분위기는 사라졌다”면서도 “수백개 매장을 한 번에 확보할 기회를 놓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입찰에서는 어떤 입장을 드러낼지 속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4개월여 남은 해군PX 입찰을 편의점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