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경제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는 기업의 인센티브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글로벌 리더들의 집합체인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공식 세션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기업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의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가야 한다”면서 “특히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측정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 사회문제 개선과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올해도 최 회장은 비슷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다만 그 후 SK가 시도한 다양한 방법과 성과, 시사점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에 따르면 SK는 사회적 가치의 자체 측정방법을 개발했다. 2014년 사회적기업, 2018년부터 SK관계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왔다. 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측정모델 개발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세계 4대 회계법인, 글로벌 기업들과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구성해 공동 협력하고 있다.

SK는 또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뒤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시행 중이다. 시행 결과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의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20%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그러나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제도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 측정의 객관성과 신뢰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과 측정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해 다보스포럼에는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도 참석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