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주가 크게 상승

지난주(1/31~2/6)에는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화요일 이후 사흘 사이에 코스피가 100포인트 넘게 오를 정도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속에 한 주를 시작했지만 주가 하락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판단 때문인지 오히려 강한 반전이 이루어졌다. 발병 초부터 아시아가 다른 선진국 주식시장에 비해 과다하게 반응해 질병의 가닥이 잡히면 초과 하락 부분이 해소될 거라 기대했는데 그 현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2일과 6일 주식시장이 특히 눈에 띄었다. 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선진국 주가 하락으로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시작한 주식시장이 중국 시장 개장과 함께 급반등에 나섰다. 11일만에 문을 연 중국 증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출발해 불확실성이 없어졌다는 게 이유였다. 이런 분위기는 다음날까지 이어져 이틀 동안 장중 저점 대비 70포인트 가까운 상승을 기록할 정도였다. 중국 인민은행의 적극적 정책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인민은행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조만간 금융시장이 정상적을 찾을 것이며 그때까지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고 얘기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6일 또 한번의 상승이 있었다. 전일 미국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선진국 시장에 비해 우리 시장의 상승이 작다는 인식이 퍼진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162억원, 1585억원의 순매수에 나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질병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지표가 잘 나온 점도 힘이 됐다. ADP 1월 민간고용이 2015년 5월 이후 최대인 29만1000명의 증가를 기록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 47.8에서 50.9로 올랐다. 지난 8월 위축 국면으로 떨어진 후 6개월만에 다시 확장세를 되찾은 것이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기대감이 반영된 게 경제지표를 좋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매가 엇갈린 한 주였다. 외국인은 365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투자자는 752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평가가 매매패턴을 다르게 만들었다. 선진국 주가 상승에서 보는 것처럼 외국인은 바이러스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반면 국내 기관은 감염자가 늘어나고 질병 상황이 모든 뉴스를 장악해 심리가 위축된 게 서로 다른 매매패턴이 나타난 이유였다.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배터리 테마’ 강세

작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 수는 222만대로 2018년에 비해 10% 늘었다. 2017년 58%, 2018년 64%에 비해 성장률이 낮긴 하지만 꾸준한 매출 증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성장이 특히 높았던 곳은 유럽이다. 지난 한해 56만대 판매가 이루어져 매출이 46% 증가했다. 기존 차량에 대한 강력한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가 전기차가 성장한 요인이었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유럽의 전기차 보급률이 연평균 3.6%, 12월에는 6.1% 높아졌다. 국가별로는 노르웨이가 56%, 아이슬란드와 네덜란드가 각각 25%와 15%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유럽의 전기차 호황은 우리 배터리 업체들에게 도움을 줬다. 지난 10월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이 LG화학 14.2%, 삼성SDI 5.5%, SK이노베이션 2.7%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p, 2.3%p, 1.9%p 상승할 정도였다. 올해도 유럽에서는 다수의 중저가 신모델이 출시돼 판매가 100만대 정도까지 늘어날 걸로 전망되고 있다. 폭스바겐의 첫 모델인 ID.3가 유럽 내에서 6만대 이상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판매량 3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호황으로 우리시장에서는 배터리 테마가 만들어졌다. 여러 기업 중 삼성SDI와 LG화학의 상승이 특히 컸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안전성 뛰어난 점이, LG화학은 파우치형을 기반으로 해 자동차전지부문에서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자동차전지 매출액이 70%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50%가 추가로 늘어나 매출액 증가에 따른 흑자 전환에 성공할 걸로 기대되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도 배터리 테마 형성에 기여했다. 2월 4일까지 11일간 테슬라 주가가 최고 90% 상승했다. 기간을 좀더 넓혀보면 넉 달 동안 상승률이 421%에 달한다. 테슬라는 2013년을 시작으로 2015년, 2018년까지 한 해가 멀다 하고 부도설에 시달리던 회사다. 작년 5월에 특히 심해 2019년에 부도가 날 확률이 10%, 앞으로 5년 내에 부도가 날 확률도 46%나 된다는 평가가 있었고 그 때문에 주가가 5개월 사이에 49%나 하락했었다. 이랬던 테슬라가 불과 6개월 사이에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종목으로 올라선 것이다.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이 아무 이유 없이 진행되는 건 아니다. 작년 3,4분기에 연속 흑자를 냈고, 중국 공장이 1년만에 가동에 성공했으며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한 게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테슬라의 상승이 보여주는 것처럼 앞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배터리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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