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식 18만 12주 취득…7~10년 뒤 경영진에 지급

김승연 한화 회장.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한화가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주요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자기 주식 18만12주(41억4027만원)를 취득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한화 관계자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본격 시행하기 위한 주식 취득”이라고 설명했다. RSU는 구글과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주로 시행하는 성과보상 제도다. 구글, 애플 등이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화가 처음이다. 한화는 취득한 주식을 7~10년 뒤 주요 임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옥경석 한화 대표는 10년 뒤인 2030년, 다른 주요 임원들은 2027년 1월에 주식을 받게 된다. 한화그룹은 우선 ㈜한화부터 제도를 시행한 뒤 다른 계열사로 도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RSU 도입은 ㈜한화 지원부문에서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지원부문은 2018년 한화가 경영기획실을 해체한 뒤 신설한 조직이다. 회사 측은 임원들의 장기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주가가 오르면 성과로 보상받을 수 있어 전문경영인의 ‘대리인 문제’를 예방할 수 있고, 당장의 실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임원들의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높아질 것으로 한화는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에서 먼저 시행한 뒤 주요 계열사들도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7~10년간의 회사 성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여서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