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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의 문화사업, '기생충'으로 첫 번째 꽃 피워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 이끌겠다"
CJ그룹을 이끄는 이재현 회장에게 ‘기생충’ 쾌거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 회장의 문화 사업은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끌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지난 1995년 그는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월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매일 한국 음악을 들으며 일상 생활 속에서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은 CJ 25년 문화 사업의 첫 번째 결실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4개 부문을 석권했다. CJ는 ‘기생충’ 성공 기세를 몰아 드라마, 음악, 식품, 패션 등 한국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전 세계에 전파할 계획이다.

20년간 적자에도 문화 사업 지속
1990년대 중반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된 CJ그룹(당시 제일제당)은 내수 식품 위주에서 벗어나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었다. 이재현 회장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철학을 따랐다. 이병철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며 문화와 국격의 상관성을 강조했다. 1995년 이재현 회장은 영화로 문화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제일제당이 국민들의 입을 즐겁게 해왔다면 앞으로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 회장은 누나인 이미경 이사에게 “이제는 문화야. 그게 우리의 미래야”라며 “단순히 영화 유통에 그치지 않고 멀티플렉스도 짓고, 영화도 직접 만들고, 음악도 하고, 케이블채널도 만들거야.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되자는 거지”라고 포부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여러 문화 사업 중 영화에 우선순위를 뒀다. 당시 대기업이 영화 사업에 진출하는 건 일종의 트렌드였다. 내로라하는 대기업그룹들이 모두 영화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CJ만이 현재까지 영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밖의 기업들은 IMF 구제금융 여파로 영화 사업에 일찌감치 손을 뗐다. CJ는 경영진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화 사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해 신생 할리우드 스튜디오 드림웍스에 연간 매출 20%가 넘는 3억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신설해 영화 사업 초석을 다졌다. 이후 1997년 영화 ‘인샬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320편이 넘는 한국 영화를 투자 배급해왔다.

하지만 CJ의 문화 사업은 녹록하지 않았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약 20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문화 사업은 미래형 산업이라는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오늘날 ‘기생충’을 있게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문화산업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 것으로 예견하며 25년간 문화 사업에 지속 투자를 해온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K컬처 열풍의 토대가 되었다”며 “한국 영화의 질적, 양적 성장 뒤에는 영화 사업의 오랜 부침과 적자에도 불구하고 문화 산업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전문채널로 지상파와 차별화
90년대 후반 CJ는 영화에 이어 케이블방송 사업에도 진출했다. 1997년 음악전문 방송채널인 Mnet을 인수하면서 미디어와 음악제작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1999년 1월에는 세계적 음악 전문 채널 MTV네트워크아시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 국내 가요의 세계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1999년 연말 치러진 ‘Mnet영상음악대상’은 지상파의 연말 음악방송과 달리 베스트 뮤직비디오, 록 밴드, 힙합 등에 대한 시상을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MAMA(Mnet Asian Music Awards)가 아시아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인정받으면서 Mnet이 K-POP 글로벌 열풍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CJ는 Mnet을 포함해 총 18개의 다양한 전문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개별 채널들은 영화, 푸드스타일, 바둑, 어린이, 패션스타일 등 각기 명확한 타깃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케이블 TV 시장은 지상파 제작 콘텐츠나 영화를 수급하는 것에 그쳤다. 반면 CJ는 과감한 투자와 감각적인 채널 브랜드 전략으로 지상파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해 한국의 문화콘텐츠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라이프스타일의 결합
2000년대 들어 CJ는 한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K컬처 페스티벌인 KCON을 마련했다. K-POP 공연과 한국 기업 컨벤션이 병행 진행되는 KCON은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지역에서 처음 개최됐다. 패션, 식품, IT 등 다양한 한국 기업들이 KCON에 참여했다. 이때부터 CJ가 본격적으로 한국 라이프스타일 해외 전파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이듬해 방한한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도 “CJ가 짧은 기간 동안에 방송, 영화, 음악, 공연 등의 사업을 하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과 식품과 식품서비스, 유통 등의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며 극찬했다. CJ 관계자는 “문화사업을 통한 사업보국을 꿈꾸며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K컬처를 전 세계 곳곳으로 확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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