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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달려간다" 타다 1심서 무죄

재판부 타다 손 들어줘…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변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한지 약 1년 만이다. 지난해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간부들은 이재웅(52) 쏘카 대표와 박재욱(35) 브이씨앤씨(VCNC)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타다가 ‘유사 콜택시’ 형태이며 불법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다르게 봤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이 대표와 박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타다에 대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판결은 1심이기 때문에 향후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타다의 국내 서비스는 불가능해질 수 있다.

타다 “콜택시” vs “렌터카”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와 11인승 승합차를 알선해주는 서비스다. VCNC가 차량 공유업체인 쏘카로부터 렌터카를 빌린 다음, 이를 운전기사와 함께 다시 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이다. 2008년 10월에 출시한 타다는 서비스 초반부터 콜택시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다. 1심 판결이 있었던 19일 박 부장판사도 "이 사건의 쟁점은 쏘카와 이용자 사이에 타다 승합차의 임대차 계약이 성립됐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관련 법률인 여객법 제34조 1항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는 그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다시 남에게 대여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타다가 불법 유상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봤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유사 콜택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근거는 여객법 제34조 2항에 있다. 해당 조항은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고 단서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여객법 시행령 18조 1항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타다는 이를 근거로 합법적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타다 영업의 실질은 다인승 콜택시 영업, 유상여객운송 영업에 해당할 뿐 자동차 대여 사업으로 볼 수 없다”며 “콜택시 영업과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또 "타다 고객들은 서비스를 이용하며 콜택시를 탔다고 인식할 뿐, 자신이 쏘카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11인승 카니발을 빌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타다의 실질적 영업 형태는 콜택시이고, 자동차 대여사업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이 대표와 박 대표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쏘카와 VCNC에 각각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 “모바일ㆍ렌터카 서비스”
반면 박 부장판사는 타다가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맞다고 봤다. 19일 박 부장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춰보면 타다 이용자가 타다 앱을 통해 승용차 대여서비스 이용 약관에 동의하고 예약 입력·확인 절차를 거쳐 운전기사를 포함한 렌터카 계약이 체결된다”며 “VCNC는 타다 이용자 간의 용역계약을 대행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쏘카는 임차인 알선 및 운전 용역 계약을 체결한 용역 업체로부터 제공받은 타다 드라이버를 타다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시간과 요금을 결합한 체계의 운전용역 대금 및 수수료를 정산한다"며 "타다 서비스는 타다 이용자의 직접 운전 없이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분단위 예약으로 쏘카가 타다 드라이버를 알선해 타다 이용자가 필요한 시간에 임차·렌트하는 일련의 계약이 VCNC에 의해 제공되는 모바일 서비스고, 전자적으로 초단기의 승합차 임대차 계약이 성립된다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반발…운수사업법 개정안도 변수
택시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는 “‘타다’를 타는 사람은 택시를 이용한다 생각하고 차량을 호출하는데도 법원은 이를 불법 여객운송행위가 아닌 합법적인 자동차 대여로 해석했다”며 비판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도 타다가 명백한 콜택시라며 국회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국회는 이미 법사위에 계류 중인 운수사업법, 국회 통과를 즉시 추진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오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27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이 개정안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승합차를 대여할 경우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빌리거나 반납 장소가 공항·항만인 경우에만 운전기사 알선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만일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타다의 국내 서비스는 불법이 된다.

쏘카·타다 측 "더 많은 이동약자들의 편익을 확장할 것"
한편 판결 직후 쏘카와 타다 측은 "법과 제도 안에서 혁신을 꿈꿨던 타다는 법원의 결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로 달려간다"며 "더 많은 이동약자들의 편익을 확장하고, 더 많은 드라이버가 행복하게 일하는, 더 많은 택시와 상생이 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오롯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웅 대표는 별도로 무죄 판결에 대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타다는) 새로운 도전자의 의무와 위치를 각인하고 새로운 경제, 모델, 규칙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라며 “또 교통 약자가 교통 강자가 되는 서비스, 사회적 보장제도와 안전망을 갖춘 일자리,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사회적 연대와 기여.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꿈꿨다는 죄로 검찰로부터 1년 징역형을 구형 받던 날, 젊은 동료들의 눈물과 한숨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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