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코로나19 충격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급격한 혁신 요구 등이 잇따르는 분위기 속에서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19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이란 분석이 다수였다.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를 분리하는 게 근래 재계의 추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성과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이렇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이 추진 중인 모빌리티 기업 전환 및 한편 코로나19 사태 해결 등 그의 ‘책임경영’에 힘 실을 필요성이 컸다는 뜻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정의선 체제’를 사실상 굳힌 모습이다. 실제 현대차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는데,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이사회 등기이사와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사장의 3인 공동대표 체제로 꾸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기업 전환이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 현대차는 사업목적의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을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새로 추가했다. 라스트마일, 개인용비행체(PAV) 등 다양한 미래 이동수단 개발 및 혁신을 담은 ‘현대차 2025전략’이 본격 닻을 올린 것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보통주 주당 3000원, 우선주 주당 3050원, 2우선주 주당 3100원, 3우선주 주당 3050원의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등에 대한 적극 대응도 약속했다.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는 "올 한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향한 2025 전략 실행의 출발점으로 삼고,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