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사 여객기 10대중 9대 멈춰서…휴업.구조조정 단행

한산해진 대한항공 기내식 생산 라인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하늘길이 봉쇄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항공업계가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항공협회(3월 4주차 기준)에 따르면 전 세계 181개국의 한국발 입국금지o제한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은 96% 감소했고,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하락했다. 현재 국적사들의 여객기 374대 중 324대(86.6%)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국내선 증편을 통한 손실 줄이기에 나서는 한편, 휴업 또는 구조조정 등 피나는 자구책 마련에도 애쓰고 있다.

업계 1위 대한항공, 직원 70% 유급휴직 실시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유급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6개월 동안 국내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시행한다. 부서별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에 돌입하는 등 전 직원의 70%가 넘는 수준이 참여하는 규모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대한항공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직원들에게 급여 일정 부분을 매월 지급하기로 했다.

대한항공노동조합은 8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휴업에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 등 이달부터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간부들이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기로도 했다. 여기에 지난달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에 여객기 등을 투입해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화물을 수송하는 등 긴급 대책과 유휴 자산 매각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에도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자구적인 노력 외에도 정부의 즉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항공 노조는 8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 지급보증 및 융자 확대 △항공유 관세 면제 △항행 안전시설 사용료 면제 △항공기 지방세 면제 △공항 사무실 임차료 등 고정비 면제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노조는 “정부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지원을 요청한다”며 “순서를 따지다 기업이 고사하는 안타까운 실수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비용항공사 상황 ‘심각’…이스타항공 직원 20% 구조조정 수순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72개의 국제선 노선 중 24개 노선만 운항 중으로 국내선도 기존 10개 노선에서 7개 노선으로 축소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에어서울은 2015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아시아나 항공은 이달부터 전 직원이 15일 동안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제주항공, 진에어를 제외한 국내 저비용항송사들은 현재 모든 국제선을 비운항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직원 350여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직원의 약 20% 규모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직원 약 750명 정도를 구조조정하기로 했지만, 근로자대표 측과의 회의를 통해 구조조정 인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항공사의 대규모 정리해고 사례는 이스타항공이 처음이다. 이스타항공은 자금난으로 이미 항공기 23대 중 2대를 리스사에 반납했으며, 추후 8대도 추가로 반납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신청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 중으로 지난달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최근 일반직까지 확대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티웨이항공은 단축근무와 유급휴직을 실시중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은 국내선 증편을 통한 손실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에어서울은 4~5월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주 32편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티웨이항공도 오는 25일부터 매일 4회 운항 일정으로 제주 노선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 보증이나 세제 혜택 등 장기적인 안목의 대책이 시급하다”라며 “가장 힘겨운 시기를 맞고 있는 항공업계에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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