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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철거 위기인데…삼표 총수일가 ‘배당잔치’

서울시, 공장부지 공원화 작업 착수…삼표산업, 대체부지 못 찾아 운전기사들 ‘한숨’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삼표산업의 서울 레미콘공장이 자칫 갈 곳도 없이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가 해당 부지의 공원화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회사는 아직도 대체 부지를 못 찾았기 때문이다. 이곳 운전기사들은 ‘실직’ 등을 우려 중이다. 그 와중에 오너 일가는 지난해 상당 규모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은 줄었는데 배당을 대폭 상향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 서울 성수동 삼표 레미콘공장.
레미콘기사 실직 우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부지 공원화를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서울시와 삼표산업 등은 2022년까지 해당 공장을 이전키로 지난 2017년 합의한 바 있다. 소음, 미세먼지, 매연, 도로파손 등에 따른 주민 민원이 수년 간 지속되는 등 계약 배경은 여러 가지다.

문제는 삼표산업이 여전히 대체 부지를 못 찾은 데다, 향후 물색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레미콘은 생산 후 90분 내에 건설현장까지 운반해야 해 물류여건이 뛰어난 곳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 건설현장이 많은 도심권, 그 중에서도 교통이 좋은 곳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통상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레미콘공장으로서는 입주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삼표산업 소속 레미콘 운전기사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감을 토로한다. 최근에는 500여명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결성하고 지자체 행정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나섰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못하다. 레미콘 운전기사의 법적 지위가 개인사업자다보니 관련 협의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까닭에서다.
  •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2018년 강원도 삼척시 삼척공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할 당시 모습.
경영진 배당금 잔치…후계작업일까

회사 상황이 이런데 경영진은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 삼표산업은 약 636억 원의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지급했다. 이때 삼표산업의 영업이익이 약 178억 원, 당기순이익이 268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3.5배, 당기순이익의 2.3배 넘는 돈이 배당금으로 나간 것이다. 정확한 배당성향은 237.40%다.

지난해 삼표산업의 실적을 좋게 볼 수는 없다. 영업이익이 전년도(약 475억 원)에 비해 60% 넘게 감소한 수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표산업은 무리하게 배당을 확대했다. 주당 배당금 규모를 전년도 1000원에서 3250원으로 3배 이상 끌어올렸다.

‘삼표 3세’ 정대현(44) 삼표시멘트 사장의 후계 작업을 이유로 보는 시각이 있다. 삼표산업의 지분구조를 보면 ㈜삼표가 98.25%, 에스피네이처가 1.74%,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0.01%를 보유 중이다. 언뜻 정대현 사장의 지분율이 낮아 보이지만, ‘에스피네이처’가 그의 회사다. 매출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얻고 있으며, 역시 작년에 배당을 높였다.

구체적으로 ‘에스피네이처’는 골재업체 ‘신대원’을 전신으로 ‘삼표기초소재’ 등을 합병해 2017년 본격 출범한 곳이다. 정대현 사장이 71.95%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다. 작년 전체 매출액 약 5529억 원 중 2930억 원가량을 삼표산업 등 계열사들로부터 올렸다. 참고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4.66%)과 그의 딸 정지윤(10.14%), 정지선(9.62%)씨도 이곳 지분이 있다.

정대현 사장은 에스피네이처에서도 약 72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이곳 역시 삼표산업처럼 배당성향을 배로 높였는데, 상승폭은 전년(31.99%) 대비 40%p 넘게 오른 75.77%다. 계열사인 삼표산업 등으로부터 매출을 끌어내고 배당을 확대해 현금을 쥔 것이다.

㈜삼표 측은 이에 대해 “삼표산업 배당은 ㈜삼표의 시멘트 부문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에 대한 상환 및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에스피네이처는 매출액 증가 등 실적에 따른 정상적인 배당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스피네이처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0억 원 감소한 게 사실이다. ㈜삼표의 시멘트 인수는 5년 전인 2014년에 이뤄졌다.

한편 삼표의 핵심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표시멘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49% 늘은 480억5900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배당은 주당 50원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서울의 삼표 레미콘 공장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라며 “다만 경영진으로서는 당장 후계를 잇기 위한 현금 확보가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삼표그룹의 실질적 지배회사는 ㈜삼표다. 정도원 회장이 81.90%, 정대현 사장이 14.08% 지분을 보유 중이다. 정대현 사장이 회사를 이끌기 위해선 더 사들여야 할 지분이 상당한 셈이다. 또 부친으로부터 증여 내지 상속 등을 받는다고 가정할 시 그에 따른 세금 재원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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