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직접 위기관리 나서…”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

구광모 LG회장.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지난 2주 간 국내외에서 연달아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다.

앞서 LG화학의 인도 계열사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는 지난 7일(현지시간)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인근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열흘 여 지난 19일에는 대산공장 촉매센터 공정동 내 촉매포장실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해 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지난 20일 오전 구 회장은 충남 서산시 LG화학 대산공장을 헬기편으로 방문했다. 사고 현장과 수습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한편 피해자에 사과하기 위해서다.

구 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신학철 부회장 등 LG화학 경영진에게 "안전환경 사고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도 높게 당부했다.

대기업 공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선 건 이례적이다. LG 입장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LG가 이번 사고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구 회장은 “잇따른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무너질 수 있다)”고 임원들을 질책했다.

구 회장은 이어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최고경영자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산공장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인도에서 벌어진 사고에 대한 말로도 풀이된다. 인도 공장에서 사건이 벌어진 바로 다음날 LG화학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LG화학은 현지 주민들과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신속하고 책임 있는 사태 해결을 위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만들어 곧바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도 사고의 경우 LG화학은 ▲유가족 및 피해자 위해 정부 기관과 협의해 가능한 모든 지원 보장 ▲지정병원에서 주민 건강 검진과 향후 치료 제공도 책임지고 진행 ▲전문기관을 선정해 건강과 환경 영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 ▲지역사회와 함께할 중장기 사회공헌활동(CSR) 사업도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적극 추진 등의 대책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은 구본무 회장 2주기였다. LG그룹 임직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외부행사 대신 사내게시판에 게재된 3분 분량의 추모 영상을 보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구 회장 등 총수 일가도 자택에서 제사를 지내고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