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과세 기준일이 내달 1일로 임박하고 10년 이상 보유 주택에 대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종료가 내달 말로 다가오면서 서울 강남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한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됐다. 사진은 24일 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매물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전망은 안갯속이다. 우선 4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월보다 30% 이상 줄어드는 등 급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이 7만3531건으로 전달에 비해 32.3% 감소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낙폭은 줄어들었지만 연말까지 반등세를 점치기는 힘들어 보인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여러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청약시장의 과열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8주 연속 하락세…지방o수도권 상승세

서울 아파트값은 8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한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상승폭이 전주 대비 커졌다. 서울 주택 매매 거래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된 가운데,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주택 증여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한국감정원이 21일 발표한 ‘5월 3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하락하면서 전주와 같은 하락폭으로 8주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감정원은 “주택공급 강화방안(5.6)을 비롯한 시장 안정화 정책과 실물경제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단지는 급매물 소화되며 호가 상승 기대감 있으나, 추격매수 없이 관망세 보이며, 8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강북은 마포(-0.06%)o용산(-0.04%)o광진구(-0.03%) 등 주요지역은 고가 단지 혹은 구축 위주로 하락세 지속되는 가운데, 중랑구(-0.01%)는 신축 위주로 호가 내려가며 하락 전환됐고, 동대문구(0.00%)는 역세권 일부 단지 상승세 보이며 보합세를 보였다. 강남의 경우 서초(-0.14%)o강남(-0.13%)o송파구(-0.07%)는 일부 단지 급매 거래 이후 호가 상승했으나, 경기침체 및 코로나19 재확산 등 추가 하락 가능성으로 추격매수 없이 하락세 지속. 강동구(-0.06%)는 그간 호가를 유지하던 9억원 이하 일부 단지에서 실거래 및 호가 내려가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일부 지역 ‘풍선효과’

수도권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규제를 피해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천(0.24%→0.22%)과 경기(0.10%→0.13%)는 집값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 부평구(0.35%)는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거나 교통 호재(7호선 연장 및 GTX-B)가 있는 역세권 단지 위주로, 남동구(0.28%)는 논현o구월o만수동 일대 위주로, 계양구(0.27%)는 계산o효성동 위주로 상승했다. 반면 동구(-0.05%)는 만석동 구축 위주로 수요가 감소하며 하락 전환했다.

경기 안산 단원구(0.49%)는 정비사업 진척이 있거나 교통호재(신안산선) 영향 있는 지역 위주로, 구리시(0.36%)는 8호선 역사 예정지 인근 위주로, 광주시(0.30%)는 태전지구와 경강선 역세권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수원 팔달(0.27%)o영통구(0.22%)는 신분당선이 연장되거나 인덕원선 등 교통호재가 있거나 상대적 저평가 단지(매탄동 등) 위주로, 용인 수지구(0.21%)는 상현o죽전o신봉동 일대 구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일부 청약 시장은 ‘과열 양상’

한편,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청약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고 있다. 지난 20일 진행된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무순위 청약에는 3가구 모집에 무려 26만 명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세차익을 노린 현금 부자들이 몰린 것이다. 지방에서도 일부 인기 아파트 청약 열기는 뜨겁다. 전날인 19일 GS건설이 대구에서 진행한 청라힐스자이 잔여 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2가구 모집에 4만3천645명이 몰렸다. 청라힐스자이는 3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도 평균 1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주택 거래량 감소와 코로나19로 부동산 경기 회복은 어려워

하지만 일부 청약 시장의 과열 양상은 있지만 당분간 부동산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단 전체 주택 거래량이 뚝 떨어진 데다 가장 큰 변수로 코로나 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의 안정세를 관망하기 어렵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회복을 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까지는 지금처럼 전반적인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