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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주식 시장에는 별다른 의미없는 금리 인하

  • 5월 29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연합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로 코스피 2000선 돌파

글로벌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했다. 경제 활동이 점차 정상을 찾으면서 코로나19로 눌려 있던 투자심리가 회복된 게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코네티컷주를 마지막으로 50개주 모두가 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다.

경제가 서서히 정상궤도로 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경제지표는 좋지 않다. 4월에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고, 고용지표도 좋지 않았다. 나라를 불문하고 각종 봉쇄조치로 소비와 투자 등 민간 경제활동이 위축됐고 물가도 하락했다

주가는 지지부진한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에 비해 괜찮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초기에 투자자들이 앞으로 경제와 기업실적이 좋지 않을 거라 판단해서인지 나쁜 지표는 힘을 쓰지 못했고 대신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종목별 움직임이 달라졌다. 시장을 끌고 오던 성장주가 주춤하는 사이 상승에서 비켜나 있던 업종 대표주가 올랐다. 삼성전자가 5만원을 회복했고, 금리 인하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약세를 기록했던 금융주도 상승에 동참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지난 주말 본격적으로 차익매물이 나와 2% 넘게 하락했다. 소외돼 있던 주식의 상승은 우리 시장만의 현상이 아니다. 사정에 따라 다른 주자들이 등장해 이미 상승하고 있는 주식과 가격차를 좁혀 나갔는데 우리는 업종대표주가 그 주자였을 뿐이다.

미국은 나스닥이 주춤하는 사이 다우지수가 올랐다. 지금까지 다우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락 폭의 40% 정도 회복하는데 그칠 정도로 지지부진했는데 지난주 상승으로 나스닥과 차이가 많이 줄었다.

업종 대표주 상승은 4월 중순 이후 주가가 횡보하면서 성장주와 가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도 업종 대표주가 좋았다. 시장 기대보다 이익을 많이 낸 삼성전자를 포함해 주요 종목이 10% 안팎의 이익 감소에 그쳤다. 성장주는 업종 대표주보다 이익이 좋지 않고 주가도 높지만 아직은 투자자들이 이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성장주 강세가 좀더 이어지겠지만

그래서 시장은 여전히 성장주의 그늘에 머물고 있다. 투자자들은 성장주의 실적이 좋지 않은 부분을 코로나19 때문으로 생각해 크게 문제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성장주의 평균 주가순이익배율(PER)이 16배까지 올라왔다.

물론 성장주도 약점을 가지고 있다. 성장주는 코스피 상승이 끝나기 직전부터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 전에는 현재 실적이나 2~3년 후의 실적 등 예측 가능한 숫자들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성장주와 다른 주식간 주가 움직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국면이 지난 후에는 더 이상 반영할 이익이 없기 때문에 막연한 미래에 맞춰 주가가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가 성장주의 전성시기가 된다. 상승 논리가 실현될 수 있을지 모호한 만큼 주가의 변동이 심해진다.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질병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다를 거란 얘기가 많았다. 바이오, 언택트 등 현재 시장을 끌고 가고 있는 성장주도 그 말을 근거로 움직였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다른 세상이 될지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질병으로 세상이 바뀐 건 중세 때 페스트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생각하는 만큼 바뀌지 않을 경우 지금의 성장주도 상승 근거를 잃게 된다.

한국은행 금리 인하, 기준금리 0.5%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준금리가 0.5%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함께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 역시 1.0%에서 0.3%로 내렸다. 전망치를 이렇게 큰 폭으로 인하한 건 2월 전망 때보다 코로나19의 발병 상태가 심각해 소비, 투자 지표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하락과 수요 압력 둔화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것도 금리를 내리는데 힘을 보탰다.

한국은행은 이 전망을 할 때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에 달하고, 국내에서 지엽적인 감염을 제외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지 않는 걸 가정했다. 이 가정 자체가 타당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에서 집단 감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미국은 질병을 완전히 잡은 후 경제 활동을 재개하기보다 질병과 경제를 병행하는 형태로 정책 방향을 잡아 가정 자체가 틀릴 수 있다. 이 경우 최근 상승한 주가가 다시 하락하게 된다. 주가 상승 역시 하반기에 코로나19가 가닥이 잡히는 걸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 주가가 높은 상태에서 질병이 잡히지 않을 거라 판단할 경우 주가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렸지만 주가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 금리 수준은 인하를 할 때 시장이 반응할 수 있는 수준 밑에 있다. 3월에 금리를 대폭 내려 금리 인하가 새로운 소식도 아니다. 오히려 금리를 0.5%까지 내려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켜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떤 이벤트가 있을 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주식시장 측면에서 보면 지난주 금리 인하는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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