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SSG페이와 통합 운영…신선식품 적시 배송도 강화 계획

경기도 김포에 있는 네오3 물류센터.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SSG닷컴이 최근 뜻밖의 호재를 맞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계를 강타하자 ‘빨리빨리’를 선호하던 쇼핑 트렌드가 ‘안전’을 우선으로 지각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는 우연이 아니다. SSG닷컴은 그동안 자동 물류센터인 ‘네오’를 기반으로 대규모 주문에도 안정적인 배송을 유지하고, ‘극신선’ 콘셉트의 ‘신선식품 적시 배송’을 탄탄히 준비해 왔다. 이달 초부터는 SSG페이와 통합 운영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유 있는 매출 폭증

SSG닷컴은 2014년 1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모든 상품을 온라인에서 한 눈에 보고 한 번의 결제만으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탄생한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플랫폼’이다. SSG닷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97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아직 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가 있지만 매분기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통업계를 강타하면서 또 한 번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쿠팡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SSG닷컴의 새벽매송 매출은 전일대비 40% 증가했고, 주문건수도 15% 늘었다. 전주 금요일과 비교하면 매출은 37%, 주문건수는 14%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반려동물용품 24.7%, 정육 24.1%, 통조림 14.5%, 수산물 13.5%, 과일 12.8%, 생수 12.8%, 채소 12.7%가 늘었다. 청소·세탁 용품을 비롯한 생활용품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는 지난 1일 SSG닷컴의 지난 4월 순이용자 수(MAU, 안드로이드)가 115만명으로 지난 1월대비 26만명 가량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간편결제앱 SSG페이(쓱페이)의 MAU 또한 기존 60만명대에서 70만명으로 10만명 가까이 늘었다. 지난 4월 출시된 SSG새벽배송 또한 한달 새 이용자가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집중된 온라인 쇼핑 고객들이 쿠팡과 마켓컬리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새벽배송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SSG닷컴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SSG닷컴 측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띄고 있다. 최근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주문 가능 범위인 하루 13만건 내외에서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며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는 일시적으로 새벽배송 주문량이 늘었지만, 지난달 29일부터는 코로나 이후의 성장세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는 2014년 SSG닷컴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2016년 김포에 두 번째 네오가 문을 열었고, 지난해 말 세 번째 센터가 김포에 추가로 문을 열었다. 네오는 주문에서 배송 준비까지의 전 과정 중 80%를 자동화 공정으로 설비,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40분이면 모든 배송 준비를 마칠 수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SSG닷컴의 하루 배송 물량은 13만 건으로 이중 물류센터에서는 8만 건을 처리한다. 네오1이 3000건, 네오2와 네오3이 각각 3만1000건, 3만5000건이다. 반면 센터별 근무 인원은 500명 수준에 불과하다. 물류센터 작업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 돼 적은 인원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켓컬리는 벤처 기업의 한정된 자본과 새벽배송에 집중된 물량 때문에 자동화가 쉽지 않고, 쿠팡 또한 다품종 비규격화 대량 배송체계 탓에 자동화가 힘든 상황”이라며 “동일 규모당 이마트가 양사보다 훨씬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한달 정도 코로나19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SSG닷컴의 이용수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SG페이 품어 상승기류 탄력받나

SSG닷컴은 지난 1일 신세계아이앤씨로부터 SSG페이 사업 부문을 양수받아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SSG페이 간편결제 시스템을 사이트에 구현해 결제 편의성을 높이면서 오프라인 구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SG페이는 기존 SSG닷컴 고객층을 흡수하고 결제 접근성을 강화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 통합을 통해 마케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기존에 진행하던 마케팅 방식에 데이터적 요소를 결합해 더 정교하고 고도화 된 마케팅을 실행할 방침이다. SSG닷컴이 보유한 구매 데이터에 SSG페이 결제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 맞춤형 및 개인화 마케팅을 펼쳐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SSG닷컴은 자체 마일리지인 S머니, S포켓을 SSG페이 선불 결제 수단인 ‘SSG머니’로 일원화해 운영한다. SSG머니는 SSG닷컴을 비롯해 전국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1만여 개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SSG닷컴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마일리지가 SSG머니로 전환되며 사용처도 크게 늘었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는 “SSG닷컴의 이커머스 사업 역량과 SSG페이의 혁신적 핀테크 서비스를 결합해 독보적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하고 온라인 사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