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 뚫고 호실적 ‘영업이익 20%대 껑충‘…내달 갤폴드2 등 혁신폰 선봬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좋은 소식을 들고 왔다.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보였다. 매출 감소 및 일회성 수익 발생 등의 배경이 있긴 하나,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감안하면 ‘깜짝’ 실적임은 분명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 또한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혁신 모바일 신제품 등의 출시로 향후 시장 지배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다 틀렸다”…예상치 ‘훌쩍’ 뛰어넘은 실적

정말 높아봐야 7조 원대 중후반 정도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줄 알았다. 보통은 5조~6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당초 시장 전망치가 그랬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언택트) 활성화가 이뤄져 서버용반도체 수요는 늘 것으로 예상됐지만, 모바일(IM)과 가전(CE)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아직은 잠정치지만 3~6월 삼성전자는 8조1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 분기(6조4500억 원)와 비교해 25.58% 증가한 수치다. 작년 같은 기간(6조6000억 원)에 비해서는 22.73% 늘어난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반도체 판매 및 디스플레이 보상금 지급 등이 호실적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확산으로 PC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자연히 반도체 수요 또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1월 2.84달러에서 4월 3.29달러, 6월에는 3.31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1분기 손실을 기록한 디스플레이가 이번에는 효자가 됐다. 거액의 일회성 수익을 얻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애플과 최소수량 판매를 보장하는 거래계약을 맺었는데, 애플이 이를 지키지 못해 위약금 성격의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해당 금액이 9000억~1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일회성 수익의 규모가 작지 않은 까닭에 일각에선 이번 실적을 반짝 성과로도 해석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약 52조 원으로 잠정집계 됐는데, 이는 1분기 대비 6.02% 감소한 게 사실이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7.36% 낮아졌다. 당초 예상대로 모바일과 가전 등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부문이 부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사업 부문 중 디스플레이가 대규모의 일회성 이익을 반영하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이를 제외해도 대략 50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현장경영’ 효과 냈나…하반기에는 모바일 ‘승부수’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재무관리 및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가 일면 효과를 냈다는 시각이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여파로 그간 큰 돈을 들여 진행해온 마케팅 행사를 일체 진행하지 않은 것은 기본적 사실”이라며 “그밖에도 상당 부분의 지출을 대폭 축소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현장경영 행보를 강화했는데, 당시 곳곳의 사업장을 둘러볼 때마다 사장단 등 임원들에게 주문한 사항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해진다”며 “대외적으로는 코로나 등 현재의 위기상황을 환기시켰다고 하지만, 불필요한 지출 및 관리사항들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한다”고도 부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부터 각 사업장에 방문해 위기의식을 여러 번 강조했다. 작년 8월에만 온양·천안 전자부품 사업장과 평택 메모리반도체 사업장 및 광주 가전제품 공장을 일일이 찾았다. 올해에는 2월 화성 시스템반도체 사업장, 3월 수원 삼성종합기술원과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5월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 6월 화성 반도체 연구소와 생활가전사업부 등을 지속 방문했다.

남은 관심사는 하반기 성과다. 시장에서는 악재와 호재가 상존할 것으로 본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이 7월에 접어들어 하락 국면에 진입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고객사들의 가격인하 요구도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낸드 또한 수요가 둔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는 점에 견줘 호실적을 단언하기 힘든 분위기다.

다만 코로나19 피해로 최근까지 빛을 못 본 모바일 성과가 하반기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오는 8월 5일 공개될 예정인 ‘갤럭시노트20’과 혁신폰 ‘갤럭시폴드2’를 중심으로 해서다. 당장 삼성전자는 전 세계 미디어와 협력사 등에게 지난 8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온라인 초대장’을 발송한 상태다.

갤럭시노트20은 8월21일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예약 판매는 8월 7일부터 약 일 주일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폴드2와 갤럭시Z플립은 9월 이후 출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참고로 내달 언팩행사에서는 언팩 행사에서는 두 제품 외에도 '갤럭시Z플립 5G'와 '갤럭시워치3', '갤럭시버즈 라이브' 등 웨어러블 신제품도 공개될 예정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폴드2 출시를 통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제품은 UTG(Ultra Thin Glass)탑재 및 외부 디스플레이 화면 크기 확대 등 전작에서 거론된 미비점 등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생태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