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수 한샘 회장/한샘 제공

언택트 수혜...한샘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강승수 회장 “7년 안에 국내 매출 10조원 달성할 것”

“국내 매출 10조원 달성이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늦어도 7년 안에 해내겠다.” 강승수 한샘 회장은 지난 1월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공언했다. 2019년 한샘 매출액은 전년보다 11.9% 줄어든 1조6984억원이었다. 실적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은 2019년 매출액의 6배에 달하는 10조원을 목표로 삼았다.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도래에 따라 강 회장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한샘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샘은 올해 2분기 매출 5172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9%, 172.3% 증가한 것이다. 한샘 측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졌던 성장의 시대를 재개하는 첫 신호탄”이라며 "이번 실적은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마켓쉐어를 확장하고, 시장 주도적 사업자로서 위치를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하우스와 온라인 판매 확대
한샘은 ‘리하우스’가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리하우스는 컨설팅부터 설계, 시공까지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 건수는 매분기 급증세다. 전년 동기 대비 1분기와 2분기 각각 286%, 201% 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리모델링 매출 신장의 원인으로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가와 정부의 재건축 규제 확대를 꼽았다. 그러면서 “4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실정으로, 3분기 역시 리하우스 부문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온라인 매출 상승도 호실적의 원인으로 꼽힌다. 언택트 트렌드에 따라 가구 소비 패턴은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고, 이는 온라인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한샘의 2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샘은 일찍이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온라인 채널을 ‘한샘닷컴’과 ‘한샘몰’로 구분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상품 및 서비스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한샘닷컴은 고객과 오프라인 매장을 잇는 플랫폼이라면 한샘몰은 가구 및 인테리어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유통 채널이다.

부엌가구 회사의 성장기
한샘은 1970년 부엌가구 회사로 출범해 입식 부엌 보급에 앞장섰다. 1997년에는 부엌뿐 아니라 거실, 침실 등에 들어가는 가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명, 패브릭 등 생활용품도 선보였다. 이같이 가정용 가구 사업에 뛰어든 한샘은 종합 홈 인테리어 기업으로 거듭났다. 한샘의 성장 가도는 2002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03년부터 한샘의 흑역사는 시작됐다. 무려 7년간 성장 정체기를 겪은 것이다. 한샘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했다. 그 결과 ‘한샘ik’가 출범했다. 인테리어 제휴점에 부엌, 수납가구, 욕실 등의 건자재까지 납품하는 방식이었다. 현재 한샘ik는 한샘 리하우스로 변경됐다. 한샘 관계자는 “50여년간 축적해온 공간에 대한 노하우가 리모델링 사업의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친환경, 안전 제품을 위한 노력
한샘은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가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샘은 법 기준을 뛰어넘는 E0등급의 원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접착제나 도료, 도금에 필요한 자재 역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다. 또 유해물질의 70%가 마감되지 않은 원자재에서 방출된다는 점에 주목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마감 처리를 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에는 부엌, 수납 가구를 대상으로 품질을 대폭 개선하기도 했다. 구조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원자재의 두께를 기존 15T(mm)에서 18T로 바꿔 안전적재 용량을 기존 대비 약 30% 높였다.

한샘은 2019년 상반기부터 제품의 안전성을 면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생활환경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라돈 사태’, ‘미세먼지’ 등 환경과 관련된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고객에게 안전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생활환경기술연구소는 향후 집 전체의 공기질을 측정하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강 회장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 있다. 지난 1월 강 회장은 “향후 50년은 세계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샘의 실적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1986년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일본과 중국에 각각 법인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특히 중국은 2017년에 3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샘은 중국 시장 공략 실패를 교훈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월 강 회장은 “중국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현지 영업망·온라인 마케팅 등이 부족했다”며 “올해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글로벌 사업 전략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