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제공

GS홈쇼핑이 ‘제3의 도약’을 준비한다. 제1의 도약이 TV홈쇼핑, 제2의 도약이 모바일 쇼핑을 겨냥했다면 제3의 도약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있다. GS홈쇼핑은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 GS홈쇼핑은 이미 두 번의 도전에 성공했다. 1995년 GS홈쇼핑은 국내 최초로 ‘24시간 TV 홈쇼핑 방송’을 시작했다. GS홈쇼핑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1년에는 업계 최초로 취급액 1조원을 돌파했으며 2003년에는 최초로 구매고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 뒤이어 찾아온 건 모바일 시대였다. 2014년 당시 허태수 GS홈쇼핑 사장(현 GS회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해선 모든 사업부가 모바일을 중심에 놓고 업무를 진행하는 ‘모바일 퍼스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GS홈쇼핑의 세 번째 도전이 성공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TV홈쇼핑의 모바일 도전
2010년 GS홈쇼핑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했다. SK텔레콤과의 업무 협약 체결은 그 일환이었다. 2013년 GS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SK텔레콤과 데이터 통화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 가입자가 모바일로 GS홈쇼핑을 이용하면 데이터 통화가 무료라는 내용이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고객의 모바일 쇼핑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2017년 GS홈쇼핑은 라이브 커머스의 대두로 또 한 번의 변화를 맞게 됐다. 라이브 커머스는 소비자와 판매자간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판매 채널을 뜻한다. 누구나 개인방송을 운영할 수 있게 되자 TV홈쇼핑의 경쟁자는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에 GS홈쇼핑은 모바일 생방송을 신설하고 GS홈쇼핑만의 차별성을 강화했다. 모바일 생방송 '심야라이브', '초대라이브' 등을 통해 모바일과 홈쇼핑식 영업을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뷰티나 푸드, 아이디어 상품 등으로 아이템을 다양화했고 시청자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수용해 방송에 반영했다.

그 결과 모바일 쇼핑 실적은 TV홈쇼핑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2018년 2분기 GS홈쇼핑의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전체 취급액에서 45.2%를 차지하며 TV쇼핑을 추월했다. 같은 기간 TV쇼핑은 4548억원의 취급액으로 전체 취급액의 40.8%에 그쳤다. 인터넷이 7.9%, 카탈로그와 기타가 각각 1.4%, 4.8%씩 차지했다. 2019년 2분기에는 모바일 쇼핑 매출액이 TV쇼핑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체 매출액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47.8%로, TV쇼핑(43.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GS홈쇼핑 관계자는 “쇼핑 트렌드 변화에 따라 사업 역량을 모바일 쇼핑으로 재편했다”며 “모바일 중심의 고객 확대와 미래성장 기반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꾸준히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
GS홈쇼핑의 다음 목표는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고객분석과 벤처 생태계 참여를 통해 뉴커머스 기회를 발굴, 미래성장동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실제로 GS홈쇼핑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국내 홈쇼핑 업계 1위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015년부터 5년여간 스타트업에 투자한 국내 500대 기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차였고 네이버, SK 등이 뒤를 이었다. 6위를 차지한 GS홈쇼핑은 국내 홈쇼핑업체 중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GS홈쇼핑의 스타트업 투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호 성장을 비롯해 결과적으로 GS홈쇼핑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GS샵 '반려동물 모바일 전용관'은 GS홈쇼핑의 투자를 받은 펫 관련 스타트업들과 함께하며 협력사별로 매출 400~600%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 또한 바램시스템이 개발한 움직이는 CCTV '앱봇라일리'는 GS샵 데이터방송인 'GS MY SHOP'에 입점해 2억원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GS홈쇼핑은 자금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VC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미래사업본부 산하에 전문가들이 포진한 벤처투자팀·M&A실·CoE팀을 두고 스타트업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한다.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인 ‘GWG(Grow with GS)’도 2015년 9월부터 꾸준히 열고 있다. 해외 벤처 펀드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쇼케이스, GS 계열사와 스타트업 간 교류도 활발하다. GS홈쇼핑 관계자는 “GS홈쇼핑은 투자 위주의 일반 벤처캐피털과 달리 고객 서비스·품질·물류·법률자문 등 스타트업들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S홈쇼핑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기술인 블록체인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GS홈쇼핑은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공동 운영한다고 밝혔다. 클레이튼을 운영하는 기업연합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이 연합에는 국내·외 27여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 GS홈쇼핑은 온라인 쇼핑과 관련한 전문성으로 클레이튼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